“지역경제 잘나갈때 위기에 대비해야”… 과학기술정책硏 보고서 발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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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 걱정이 없을 때 위급한 때를 생각하라(居安思危·거안사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원장 조황희)이 최근 발간한 ‘STEPI 인사이트’(245호)는 급격한 산업구조 및 글로별 경제 변화에 취약한 지방자치단체가 새겨야 할 경구를 담고 있다. ‘지역 위기 극복과 새로운 성장을 위한 혁신플랫폼의 과제’란 제목의 이 보고서는 대기업 중심의 추격형 성장 전략을 통해 급성장했다가 성장동력이 소진되면서 지역경제 위기로 이어지는 최근의 상황을 분석하고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문제의식은 조선업의 불황으로 울산, 경남 거제 창원 통영·고성, 전남 영암·목포·해남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된 데서 시작됐다. 지역경제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기 적응과 극복이 해당 지자체를 넘어 정부의 당면 과제가 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미애 STEPI 신산업전략연구단 부연구위원은 “산업 및 고용 위기 지역 지정 등 현 정부 정책은 사후약방문식의 단기적 접근으로 근본적 문제 해결에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위기는 미리 감지될 수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계열 변화를 분석한 결과 조선업 침체 지역인 거제, 울산 동구, 창원 진해구의 기업 건전성은 정부의 정책 처방 이전인 2015∼2016년경부터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산업이 성숙기 또는 쇠퇴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되면 지역 자원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분야, 새로운 산업으로 전환시키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충남의 경우 디스플레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분야의 대기업 생산 공장과 협력기업이 클러스터를 이뤄 산업 기반이 튼튼한 편이지만 대단위 연구개발 기반은 미약해 경제 저성장이나 산업 변화에 따른 대응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철강산업 등이 발전한 당진도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현재 잘나가는 산업이 언제 위기를 맞을지 알 수 없다”며 “우리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혁신벨트 조성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지역경제의 위기 대응을 위해 산업의 다양화와 다각화를 모색할 수 있는 혁신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지역경제#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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