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도 삼켜버린 코로나19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2월 24일 06시 57분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극장가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5일 서울시 광진구 한 극장 상영관 입구에 코로나19 
예방 수칙 안내문이 비치된 모습. 한산한 내부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를 짐작하게 한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극장가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5일 서울시 광진구 한 극장 상영관 입구에 코로나19 예방 수칙 안내문이 비치된 모습. 한산한 내부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를 짐작하게 한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사냥의 시간’ ‘결백’ 등 줄줄이 개봉 연기·배우 무대 인사도 취소
박스오피스 1위 ‘지푸라기라도…’ 토요일 좌석 판매율 12% 불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극장가도 ‘초토화’하고 있다. 단체활동이나 사람이 많이 보이는 장소를 경계하려는 움직임 속에 극장가도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각 영화가 개봉일을 연기하는 한편 사전 행사도 줄줄이 취소했다.

배우 이제훈 주연 ‘사냥의 시간’이 당초 26일 개봉하려던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25일 언론배급시사회는 물론 그 다음날부터 계획한 배우들의 언론인터뷰 일정도 전면 취소했다. 배급사 리틀빅픽쳐스는 23일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코로나19에 의해 대중밀집 행사는 당분간 자제해 달라는 정부의 권고를 엄중히 따르기로 했다”며 “배우 무대인사와 극장 예매권 시사회 등을 전부 취소했다”고 알렸다.

신혜선과 배종옥 주연 ‘결백’도 24일 언론배급시사회를 취소하고, 배우 인터뷰도 연기했다. 제작진은 현재 3월5일로 예정된 개봉 일정 연기 여부도 논의 중이지만, 워낙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밥정’과 애니메이션 ‘슈퍼스타 뚜루’ 역시 개봉일을 미뤘다.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연기한 영화 ‘사냥의 시간’의 배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왼쪽부터).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연기한 영화 ‘사냥의 시간’의 배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왼쪽부터).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극장 관객은 갈수록 급감하고 있다. 이미 설 연휴 직후인 1월 말부터 국내 일부 코로나19 확진자의 극장 방문 사실이 공개돼 상영관의 문을 임시 닫았던 극장들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낭보에 힘입어 관람세 회복에 기대를 걸었지만 오히려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 18일 이후 대구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관객 발길이 다시 뚝 끊겼다.

실제로 코로나19 여파를 피해 한 차례 개봉을 연기했다 19일 공개한 전도연·정우성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22일까지 누적 30만710명 관객(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그쳤다. 박스오피스 1위가 무색한 수치다. 심지어 22일 좌석판매율은 12.3%에 불과하다.

앞서 올해 1월 전체 극장 관객수(1684만3696명)는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월 상황은 더욱 어둡다. 2월 극장 관객수는 22일 현재까지 652만2501명으로, 지난해 2월(2227만7733명)은 물론 2018년(1555만1760명), 2017년(1518만1395명), 2016년(2131만2706명)과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눈에 띄는 흥행작이 없고, 월말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고 해도 코로나19 사태가 기약 없이 확산되고 있다는 데에서 영화계와 극장가의 위기감 역시 커지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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