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신산업 도시로 떠오르는 포항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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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유치해 국내 소재부품산업 성장에 기여
포항시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배터리종합관리센터 건립도 추진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텍 부설 포항가속기연구소의 4세대 방사광 가속기. 인근에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유치하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포스텍 제공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텍 부설 포항가속기연구소의 4세대 방사광 가속기. 인근에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유치하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포스텍 제공
경북 포항시가 미래 신산업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 구조 개편과 도시 성장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와 포항시, 포스텍은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유치에 나섰다고 20일 밝혔다.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3세대 가속기보다 빛의 밝기를 약 100배 이상 개선해 기초 및 응용과학, 산업발전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방사광 가속기는 빛을 만들어 내는 공장이라고 한다. 자동차 가속 페달을 밟으면 속도가 빨라지는 것처럼 전자(電子)를 빨리 달리게 가속하면 새로운 빛이 만들어진다. 이 빛을 활용해 생명공학 의학 환경공학 등 첨단 과학기술 연구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철강 같은 소재 부품의 내부 구조를 비파괴 방식으로 분석할 수 있어 국내 소재부품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주력 수출산업으로 꼽히는 반도체의 기술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경북도의 설명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포스텍 캠퍼스에 있는 기존 3·4대 가속기 인근 터에 10만 m² 규모의 차세대 가속기 건립 예정지를 선정했다. 최근 측량과 지반 조사, 관련 규정 검토 등을 모두 마쳤다. 포항 유치 타당성 연구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유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도는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포항의 기존 가속기 기반 시설과 연계하면 1000억 원 이상 사업비를 줄일 수 있어 최적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사업 기간 또한 1년 정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1995년 3세대 방사광 가속기 준공 이후 25년간 운영하며 축적한 연구 경험도 강점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개념 설계를 마무리하고 하반기 예비 타당성 조사 신청 전에 건립 부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전국 4개 지방자치단체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경북도 관계자는 “포스텍은 미국 영국 일본 스위스 독일 등 다양한 해외 가속기 기관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포항시는 미래 성장 동력인 ‘배터리종합관리센터’ 건립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내년까지 107억 원을 투자해 차세대 배터리 규제자유특구가 있는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건립할 계획이다.

배터리종합관리센터는 반납된 전기자동차 사용 후 배터리의 친환경 안전 분리 및 해체 기술개발과 성능 안전성 시험평가 기반을 구축한다. 배터리 성능을 진단해 재사용이나 재활용 등급 분류 기준을 마련하는 실증 연구시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분류한 배터리 가운데 초기 용량의 70∼80% 수준의 재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는 가정용, 산업용 에너지 저장장치(ESS)로 쓸 수 있다. 재사용이 불가능한 배터리는 2차 전지 제조 핵심 소재로 재활용해 효율적인 자원 순환 체계를 구축한다.

포항시는 지난해 차세대 배터리 규제자유특구 지정 이후 에코프로·중국GEM사, 포스코케미칼 등 2차 전지 관련 기업과 잇따라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협력 기업들의 블루밸리 국가산단 입주 문의가 잇따르는 등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는 이에 맞춰 올해 배터리산업 활성화 추진 전략과 전기자동차 연계 발전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조만간 학술 용역 및 국제 세미나도 열 예정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미래 신산업 육성과 투자유치, 일자리 창출이라는 획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미래 신산업 도시#차세대 방사광 가속기#배터리종합관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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