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의식 않는 SK 수호신, “한국 최고의 커브를 보여주겠다”는 하재훈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2월 21일 06시 30분


SK 클로저 하재훈은 2020시즌 세이브 왕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경쟁’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 겨우내 커브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심혈을 기울인 그는 “한국 최고의 커브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하며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캠프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클로저 하재훈은 2020시즌 세이브 왕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경쟁’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 겨우내 커브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심혈을 기울인 그는 “한국 최고의 커브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하며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캠프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클로저 2년차를 준비하는 SK 와이번스 수호신 하재훈(30)의 머릿속에 ‘경쟁’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투수로서 내실을 탄탄히 다지는 데만 온 신경을 몰두하고 있어서다.

2020시즌 마무리 투수 판도에는 큰 변수가 있다. KBO 통산 세이브 1위(227개) 오승환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복귀한다. 잔여 징계도 있고, 팔꿈치 수술 후 재활 과정을 밟고 있어 예상 복귀 시점은 5월이다. 2019년 세이브 왕(36개)을 차지한 하재훈을 비롯해 고우석(LG 트윈스), 조상우(키움 히어로즈) 등을 중심으로 세이브 경쟁은 한 층 심화될 전망이다.

시시각각 바뀌는 리그 환경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았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캠프에서 만난 그에게는 마무리 투수가 갖는 특유의 무게감이 있다. 스스로도 “워낙 당당하고 무신경한 성격”이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할 것만 하면 된다.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다가는 자칫 그들의 페이스에 말려들 수 있다”고 경계한 하재훈은 “내 마음가짐은 늘 한결같다. 경쟁보다는 내게 주어진 상황 안에서 한 타자, 한 경기에만 몰두하겠다”고 단언했다.

워낙 착실히 준비를 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가 담금질을 시작했다. 탄수화물을 제외한 다이어트 식단으로 철저히 몸을 만들었다. “정말 힘든 시간”이라고 되돌아 볼만큼 이를 악물고 운동했다. 이는 곧 ‘할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이 되어 돌아왔다. “겨울에 준비한 만큼만 하면 된다. 거기서 자신감이 나온다”며 “4번 타자를 마주하더라도 심리적으로 지고는 들어가지 말자는 패기를 갖겠다”고 강조했다.

새 시즌 비밀 병기도 준비했다. 몰라보게 진화한 커브다. 하재훈은 KBO 데뷔 첫 해이자 투수 전향 첫 해인 2019년에도 커브로 곧잘 재미를 봤다. 그의 커브는 평균 시속 146㎞에 이르는 빠른 직구와 어우러져 유독 큰 시너지를 냈다. 직구 구사 비율이 72.5%에 달했던 그는 슬라이더(15.6%)와 커브(11.2%)를 적절히 섞어 타자들을 요리하곤 했다.

베로비치에서 커브 연마에 전념중인 그는 “커브가 달라질 것”이라며 자신만만했다. “지난해에도 커브가 좋았다. 하지만 가운데에 꽂아 넣을 줄만 알았지 양 옆으로 컨트롤을 하지 못했다”고 짚은 뒤 “이제 감을 확실히 잡았다. 이전에는 커브를 직구를 던지기 위한 수, 보여주기 식으로 던지기 바빴다면 이제는 커브가 변화구의 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구와 커브 두 개는 리그에서 가장 잘 던져야 제일 잘 치는 타자들을 이길 수 있다”며 “한국 최고의 커브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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