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스티㈜, 화재 걱정 없는 바나듐흐름전지, ESS 시장 다크호스로…

황효진 기자 입력 2020-02-21 03:00수정 2020-02-2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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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하버드 클럽에서 코리드에너지와 캐나다 MLD사가 JVA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 파타키케이힐 그룹 조지 파타키 전 뉴욕주지사, 김홍철 코리드에너지 대표 등이 참석했다.
화재나 폭발 위험 없는 바나듐레독스플로배터리(VRFB·흐름전지)가 한동안 침체돼있던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신재생에너지 육성 차원에서 흐름전지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1일 ‘고효율에너지기자재 보급촉진규정에 관한 고시’ 개정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고효율 인증 대상 범위에 기존 리튬이차전지 외에 흐름전지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리튬이온전지 화재로 인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흐름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이번 고시 개정을 통해 본격적인 지원 대상에 오른 만큼 흐름전지는 ESS 산업 활성화에 따른 수혜주로 꼽힌다.
신기술이 적용된 코리드에너지의 바나듐흐름전지 모듈(50kW/200kWh)과 80% 이상의 고에너지 효율 25KW 스택.

○ 화재 걱정 없는 ESS… 국내 환경서 더 적합

흐름전지는 액체 성분인 바나듐전해액의 산화 환원 반응을 이용해 충·방전을 하는 원리다. 리튬이차전지에 비해 충·방전 에너지 효율은 다소 떨어지나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어 안전관리 문제가 불거지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더 적합하다는 평가가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지원정책인 신재생인증서(REC) 적용 대상이 되는 배터리는 리튬이차전지로만 한정돼 있었다. 이로 인해 국내서 바나듐 흐름전지를 포함한 이차전지 개발 및 사업화 동력이 위축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4월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를 논의하면서 관련 법 개정이 급물살을 탔다.


REC 제도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한전의 전기 판매 가격(SMP) 외에 추가로 지원을 해주는 일종의 ‘에너지화폐’ 제도다. 그동안은 리튬이차전지만 지원하다 보니 ESS 사업의 다양성이 떨어진 데다 국내서 ESS 화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흐름전지로도 최근 많은 관심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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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ESS 화재가 잇따르자 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민관합동조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책임 소재 논란이 촉발됐다. 이달 6일 정부의 2차 발표에서 조사 대상인 ESS 화재 5건 4건이 배터리셀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셀 논란과 별개로 국내 ESS 사용 환경 등은 지속적으로 문제시되는 만큼 화재 걱정이 없는 안전한 바나듐흐름전지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효율은 바나듐흐름전지가 리튬이차전지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배터리 성능 격차가 최근 들어서 급격하게 줄어드는 분위기다.

코리드에너지 나경록 연구소장은 “현재 전해질 기술의 획기적인 개선과 스택 등의 성능 향상으로 향후 80∼85%대까지 에너지효율이 향상될 수 있어 리튬이차전지와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 성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흐름전지 시장성 높아… 성장 궤도 안착

현재 흐름전지의 ESS 시장성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으로 추진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새만금 프로젝트에서 ESS용 배터리 신규 수요는 약 4GWh에 이른다. 이 중 일부만 바나듐흐름전지로 전환해도 시장이 빠르게 열릴 수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국내 전체 ESS의 시장규모와 관련해 NH투자증권은 2022년 국내의 ESS 수요는 약 2GWh 규모로 연간 시장규모는 약 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국내 바나듐흐름전지 개발업체는 디에스티(코리드에너지), 에이치투, 하이코리아, 스탠다드에너지 등이다. 이 업체들은 그동안 국내 신재생인증 지원 제도에서 바나듐흐름전지가 제외됨에 따라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정부의 조치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먼저 두각을 드러낸 업체들이 국내 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인 코리드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ESS시장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 연산 100MWh급(연매출 600억 원 규모)의 바나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준비하는 등 바나듐 이차전지의 상용화 및 해외시장 확보에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캐나다 상장기업인 마가렛레이크다이아몬드(MLD)사와 공동으로 미국 뉴욕주에 연간 생산 100MWh 규모의 바나듐흐름전지 배터리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는 합작계약(JVA)을 체결했다. 회사 측은 충·방전 에너지효율 등을 높이는 등 기술 고도화에 힘쓰는 한편 국내 시장 확대에도 공을 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코리드에너지 모회사인 디에스티는 지난해 미국 파타키케이힐 그룹과 미국 바나듐 ESS 배터리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은 뒤 사업 확대에도 탄력이 붙었다. 파타키케이힐 그룹의 조지 파타키 회장은 36세에 최연소 뉴욕 주 픽스킬 시장으로 당선된 후 12년간 뉴욕주 지사를 지냈다. 지난 미국 대선서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을 정도로 저명인사다.

캐나다 MLD와 JVA를 성사시킨 코리드에너지 김홍철 대표는 “지난 10여 년 동안 디에스티와 코리드에너지의 바나듐배터리 연구개발 성과가 이번 합작계약 체결로 이어진 것이며 가장 주목할 것은 ESS 배터리 산업의 선도 시장인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서 자금 출자 없이 회사의 기술력만으로 진출하는 것”이라고 이번 협약을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이 미국으로 기술 수출을 하는 것은 해당 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자 쾌거”라고 설명했다.

○ 유망 중소기업도 흐름전지 발판 삼아 도약 준비

이처럼 흐름전지 ESS 시장 확대와 맞물려 관련 기업 성장도 이뤄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코리드에너지의 성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바나듐흐름전지 ESS의 실증 과제로 100kW, 1MWh급 바나듐흐름전지 ESS 설치를 위해 두산중공업과 ESS 시스템 제작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코리드에너지는 지난해 12월에 이 시스템의 핵심 기술인 스택 부문의 개발 회사로서 두산중공업 측과 별건의 공급계약을 맺고 현재 한전으로 납품할 스택을 제작하고 있다.

코리드에너지는 바나듐배터리 기술의 실증을 위해 2013년부터 충남 서산에 50kW급 바나듐 ESS 배터리를 설치해 시범 운용해왔으며 2018년 6월에는 호주 퍼스에 100kWh급 바나듐흐름전지 ESS의 실증을 완료했다. 또 2018년부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이 95억 원의 정부예산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출력 스택 및 전해질 양산기술을 포함한 저단가 VRFB 기반 MW급 ESS 개발 및 신재생 연계실증’ 과제의 스택개발 분야에서 바나듐흐름전지의 기술 완성도를 올리고 있다.

코리드에너지 모회사인 디에스티 측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바나듐흐름전지 실증 및 기술개발 노력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오는 분위기”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중소벤처기업#기업#디에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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