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오세훈 대항마 누구?…고심 거듭하는 민주당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16일 0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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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레이스가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일찌감치 공천면접을 마친 더불어민주당은 경선 지역 발표에 나섰고, 지난 12일부터 공천면접을 진행 중인 자유한국당은 서울 일부 지역 공천을 확정한 상황이다.

16일 현재까지 서울에서 대진표가 확정된 지역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맞붙는 종로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동작을’에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광진을’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공천을 확정하면서 민주당이 이 두 지역에 던질 승부수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치권에서는 ‘종로’와 ‘동작을’, ‘광진을’이 서울의 3대 핵심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같은 정치적 무게감을 의식한 듯 민주당은 ‘동작을’과 ‘광진을’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이다. 한국당의 거물급 인사와 피튀기는 승부를 겨뤄야 하는 핵심 승부처인만큼 전략공천 지역구로 결정했다.

‘동작을’은 나 전 원내대표가 내리 3선에 도전하는 지역이다. 17대 때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한 나 전 원내대표는 18대 중구를 거쳐 19·20대 때 지금의 ‘동작을’에 뿌리를 내렸다. ‘동작을’에서 재선을 지낸 만큼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민정 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News1
고민정 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News1
민주당에선 문재인 정부의 ‘입’을 담당했던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같은 판사 출신이자 ‘사법농단’에 맞섰다는 상징을 갖는 이수진 전 판사,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거론된다.

‘나경원 대항마’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상징성 때문이다. 사상 최악의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쓰게 했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 당시 한국당 원내사령탑으로 민주당과 극렬 대치했던 나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인만큼 민주당 입장에선 탈환해야 하는 지역구로 꼽힌다. 여기에 나 전 원내대표의 5선 도전을 저지한다면 당내 정치적 입지가 단숨에 올라갈 수 있다.

자유한국당 2.27전당대회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진태(왼쪽부터),오세훈, 황교안 후보가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단상에 올라 나경원 원내대표와 나란히 서 있다. © News1
자유한국당 2.27전당대회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진태(왼쪽부터),오세훈, 황교안 후보가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단상에 올라 나경원 원내대표와 나란히 서 있다. © News1
‘동작을’은 역대 선거에서 정동영, 정몽준, 나경원, 노회찬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출마했던 서울 내 대표적 총선 격전지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18대와 19대, 20대 총선에서 정몽준과 나경원을 선택했다. 16대 17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선택했기 때문에 ‘진영’보다는 ‘인물’이 판세를 가른다는 분석이 있다.

또한 최근에는 부동산 문제가 뇌관이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동작구를 더해 ‘강남4구’를 원하는 동작구민들의 민심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1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News1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1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News1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지역구인 ‘광진을’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한판 승부가 예고돼 있다. 민주당에선 추 전 장관이 5선을 지낸 ‘광진을’을 일찌감치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했지만, 아직까지 ‘오세훈 대항마’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마가 거론돼왔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은 본인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고, 이 전 지사는 강원도 원주갑이나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강릉 출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임 전 실장을 비롯해 여러 인물들로 여론조사를 돌려보면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까지는 고 전 대변인 카드가 가장 많이 언급된다. 고 전 대변인은 ‘광진을’과 ‘동작을’에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고 전 대변인은 “나경원 의원하고 오세훈 전 시장, 두 명 중에 본인이 고른다면 누구를 고르시고 싶은지”라는 질문에 “이거 너무 어렵다.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같다”면서 “최근에는 동작과 광진으로 (출마지 예상 보도가) 많이 수렴되는 것 같다. 결국 그것들(언론보도)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만 언급했다.

민주당은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오 전 서울시장이 1년 넘게 지역구를 다지고 있는데다, 부동산 문제 등으로 지역구 민심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긴장하는 분위기다. 차기 대선을 2년여 앞두고 치러지는 총선에서 야권 대권주자의 몸값을 올려주는 결과를 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추 장관이 5선을 한 지역구를 한국당에 내줄 경우 야당의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을 수 있기에 ‘광진을’ 사수에 대한 결기를 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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