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임미리 고발 취하키로…“고발조치 과도,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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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14일 1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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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땀을 닦고 있다. 2020.2.12/뉴스1 ⓒ News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땀을 닦고 있다. 2020.2.12/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을 빼고 투표해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쓴 진보 성향의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와 이 칼럼을 게재한 경향신문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14일 오전 “민주당은 임미리 교수 및 경향신문에 대한 고발을 취하한다”라며 “우리의 고발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이에 유감을 표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임미리 교수는 안철수의 씽크탱크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으로서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달 초 서울남부지검에 임 교수와 경향신문 편집국장 등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임 교수는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경향신문 칼럼에서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정권의 이해에 골몰한다”면서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칼럼 중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내용이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발 소식을 접한 임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작태에 화가 나고 1987년 민주화 이후 30여년 지난 지금의 한국민주주의 수준이 서글프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등 야당은 “권력에 대한 비판의 자유,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국가가 처벌하지 못하도록 막아섰던 역사가 민주 진보 진영의 시작점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13일 “부적절한 조치”라며 고발 취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호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오만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적었다. 홍의락 의원 역시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어쩌다가 이렇게 임 교수의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며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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