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해진 살림에…보험 해약 34조원 사상 최대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13일 0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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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중도 해약 시 가입자 무조건 손해
가계 살림 팍팍해지자 보험 해약 급증

경기 불황과 가계 경제 악화로 인해 보험을 해지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지급한 해약환급금이 역대 최대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약환급금이란 보험 가입자가 중도에 보험을 해약할 때 보험사로부터 운영비와 해약공제액 등을 제외하고 돌려받는 금액을 말한다. 보험을 해약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보험사가 지급해야 하는 금액도 늘어난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생보사가 내준 해약환급금은 24조46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같은 기간(23조6767억원) 대비 3.3% 늘었다. 지난 2018년 연간 해약환급금은 25조8134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12월에도 비슷한 추이가 이어진 것으로 집계되면 작년 연간 해약환급금은 역대 최대치에 이를 전망이다.

손해보험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주요 손보사가 지급한 장기해약환급금은 9조64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8조6831억원) 대비 11% 가량 늘어난 수치다. 장기해약환금금은 가입자의 장기보험 상품 해약에 따라 보험사가 지급하는 비용을 말한다. 시기는 약간 다르지만 생보와 손보 보험 해약금을 합하면 34조원이 넘는다.

보험은 금융상품 중에서도 ‘최후의 보루’로 꼽힌다. 중도 해약할 경우 무조건 손해를 보기 때문에 살림살이가 힘들어져도 웬만하면 손을 대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총액이 1500조원을 넘어서는 등 경제가 벼랑 끝에 몰리자 보험료 부담, 목돈 마련 등의 이유로 서민들이 보험을 깨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해약하면 원금도 제대로 못 받고 보장도 사라져 손해라는 것은 알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서민들이 보험 해약을 불가피하게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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