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도 ‘공소장 비공개’ 추미애 비판… “사건 무거움 헤아렸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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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정부관계자 피고인된 사안… 법무부가 인권 앞세워 정치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법무부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해당 사건이 갖는 무거움을 제대로 헤아렸는지 의문”이라며 “사건의 엄중함과 국민에 대한 책임감을 가볍게 생각했다는 비판에 대해 정부는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12일 ‘공소장 국회 제출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과 제안’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해당 사건은 지방선거에 청와대와 정부기관이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가 피고인이 된 사안”이라며 “사적 생활 영역에 관한 것이 아니라 권력기관이 공적 영역인 선거에 관여한 혐의에 대해 수사가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속한 정부의 한 기관인 법무부가 이 사안부터 공소장 제출 방식의 문제를 제기하고 ‘보편적인 형사 피고인의 인권’을 내세운 것은 사안을 정치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사안의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의심을 키우게 됐다”고 비판했다. 또 기소 내용만 갖고 단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자제해야 하지만 향후 재판 과정에서 진상이 규명되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이 드러나면 책임 있는 사람에게는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도 논평에 담았다.

민변은 공소장 비공개 결정 과정에서의 절차적인 문제점도 거론했다. 민변은 “개혁을 하려면 그 필요성을 합리적으로 제시하고 사회적 설득을 통한 동의를 얻어 나가야 한다”며 “법무부는 이에 대한 사전 논의가 사회적으로 충분히 형성되지 않고 법률과 법무부 훈령 사이의 충돌 문제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법무부가 국회 요구에 따라 공소장을 제공하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등과 관련한 헌법적 평가가 요구된다며 “누가, 언제, 어떤 사건에 대해, 어떤 범위에서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세부 기준이 정비돼야 하고 앞으로 정부와 국회 차원의 인권적·법적 검토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민변#추미애#공소장#울산시장 선거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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