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거의 10년만에 10년 국채 금리 1% 아래로 떨어져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13일 00시 01분


코멘트
2008년 금융 위기의 구제금융 상징국이었던 그리스의 국채 10년물 수익률(금리)이 처음으로 1% 밑으로 떨어졌다고 12일 AP 통신이 보도했다.

0.957%를 기록한 이 장기 정부채권 이자는 아직도 19개 국 유로존 국가 중 이탈리아와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제가 좋은 유로 단일통화권 내의 독일, 프랑스, 벨기에 및 네덜란드 장기 국채는 현재 마이너스 금리다.

10년만기 수익률 1%의 채권은 현재 구입할 때 액면가의 1%를 이자로 먼저 감해 지불해서 매입한 뒤 10년 후 액면가를 상환 받는 것으로 2%보다 구입가는 비싸지만 그만큼 채권의 신용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스는 금융위기로 정부의 재정이 바닥이 나자 자금 조달을 위해 이자가 5%가 훨씬 넘는 10년물 국채를 시장에 내놓았으나 소화되지 못해 결국 구제금융 신세를 지지 않을 수 없었다.

유럽연합, 유로존 및 국제통화기금의 트로이카는 그리스에 2010년부터 3차례에 걸쳐 저금리의 구제금융을 주면서 예산 지출을 바짝 줄이는 긴축 재정과 개혁 조치를 요구했다. 이 구제금융은 3000억 달러 정도에 이르며 경제 주권을 거의 상실한 그리스의 국민들은 대량 실직과 연금 대폭 삭감의 고통을 겪었다.

그리스는 경제가 다소 회복되면서 2018년부터 트로이카와 더 이상 구제금융 협상을 하지 않고 경제 주체성을 회복했지만 구제금융 빚은 아직도 대부분 남아 있어 국가 부채가 아직도 국내총생산(GDP)의 180%에 달한다. 이 부문에서 OECD 우량국인 한국은 40%에 미달한다.

인구 1000만 명의 그리스 경제는 최근 2년 플러스를 기록했으나 2008년 대비 GDP 규모가 22% 넘게 줄어든 상태다. 청년 부문 45% 등 25% 정도였던 실업률이 16.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유로존 평균 실업률 7.5%에 비하면 아직도 배 이상 높다.

그리스 국민들은 지난해 총선에서 유럽연합 내 최고 좌파 성향이었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시리자당을 4년반 만에 버리고 보수 정당을 택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