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온천’ 수안보, 도시재생 뉴딜사업 본격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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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까지 302억원 투입… 관광시설 확충-상권 활성화 꾀해
‘온천관광 1번지’ 명성 되찾기 시동

충북 충주시가 국내 최고의 수질을 자랑하는 온천 관광지였던 수안보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수안보 도시재생 뉴딜 사업 대상지 전경(왼쪽 사진)과 수안보 온천을 즐기는 온천객 모습. 충주시 제공
충북 충주시가 국내 최고의 수질을 자랑하는 온천 관광지였던 수안보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수안보 도시재생 뉴딜 사업 대상지 전경(왼쪽 사진)과 수안보 온천을 즐기는 온천객 모습. 충주시 제공
충북 충주에 있는 수안보 온천은 ‘왕(王)의 온천’으로 불린다. 조선왕조실록에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또 이승만, 박정희, 최규하 등 역대 대통령들도 수안보에서 온천을 즐겼다. 한때는 대한민국 최고의 신혼여행지 가운데 한 곳으로 꼽혔지만 지금은 과거의 화려함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퇴색한 수안보의 옛 명성을 찾기 위한 장밋빛 청사진이 첫발을 내디뎠다.

충주시는 ‘수안보면(面)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고시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의 공모사업(수안보면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선정된 뒤 이달 6일 충북도의 승인을 받았다.

사업의 공식 명칭은 ‘도시재생으로 다시 태어나는 온천관광 1번지, THE 수안보’이다. 말 그대로 수안보면 대부분을 획기적으로 바꿔 온천관광지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수안보온천이 본격적으로 개발된 것은 1885년 일본인이 노천식 온천을 설치하면서부터다. 이후 1929년 현대식 장비로 온천공이 굴착되고 대중탕과 여관이 분리되면서 온천지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 당시에는 한 해 2만여 명이 찾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1980년까지도 신혼여행과 가족여행지로 명성을 이어갔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연간 400만 명 가까운 온천객들로 북적였지만 지금은 예전의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다. 하지만 이번 사업이 변신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충주시의 생각이다.

사업 예정지는 수안보면 온천리 22만9000여 m²이다. 2024년까지 국비 150억 원 등 302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수안보 온천수를 활용해 웰니스(wellness·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 온천과 특화형 온천으로 만드는 게 주 내용이다.

이를 위해 △수안보 정글온천 조성 △걷고 싶은 수안보 조성 △주민이 참여하고 운영하는 수안보온천 특화공간 조성 △공유공간 조성 등을 추진한다. 전영미 충주시 도시재생1팀장은 “10월 말경까지 사업대상지 부지 매입을 하는 게 목표”라며 “관광시설을 확충하고 상권을 활성화해 ‘온천관광 1번지 수안보’의 옛 명성을 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안보 온천은 충북의 알프스로 불리는 조령(鳥嶺)의 서북쪽 산비탈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3만 년 전부터 자연적으로 온천이 솟아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하 250m의 암반층에서 솟구치는 온천수는 섭씨 53도이며, 산성도(pH) 8.3의 약알칼리성을 띠고 있다. 원적외선을 비롯해 칼슘과 나트륨 마그네슘 등 각종 광물질 성분이 풍부해 피부 질환과 성인병 등에 유익한 양질의 온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천은 충주시가 온천수를 관리하는 ‘중앙 집중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충주시는 철저한 수질 관리와 온천수 보호를 위해 온천수를 확보해 호텔과 대중탕 등에 일괄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안보를 찾는 관광객들은 대부분의 숙박업소와 대중탕에서 양질의 온천수를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수안보 온천#수안보 도시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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