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도심, 임대주택-창업시설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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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도시재생사업 대폭 확대… 내년까지 50곳 이상 선정하기로
광명 너부대마을엔 주택 240채… 남양주 금곡엔 문화센터 등 예정

경기 광명시 광명5동에는 무허가 노후주택 60채가 밀집해 있다. 1970년경 자생적으로 생긴 이곳은 이른바 ‘너부대마을’이라고 불린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노후주택 앞에는 액화석유가스(LPG)통이 놓여 있고 낡은 지붕 위에는 전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늘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다. 매년 여름이면 집중호우로 물에 잠겨 이재민이 생긴다. 주민 김모 씨(68·여)는 “60대 이상 노인 100여 명이 살고 있다”며 “화재, 침수 등으로 열악한 환경이다. 하지만 재원이 부족해 이사를 갈 수도 없다”고 말했다.

수십 년간 방치됐던 너부대마을에 새로운 희망이 싹트고 있다. 광명시는 지난해 말 이곳에 240채의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며 착공식을 열었다. 전국 도시재생 뉴딜 사업으로는 최초다. 2023년 사업을 마치면 기존 주민과 청년, 신혼부부 등이 살게 된다.

경기도는 내년까지 도시재생 뉴딜 사업 대상지를 50곳 이상 선정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2026년까지 국비와 도비, 부처 연계 사업비 등으로 1조2150억 원이 지원된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은 쇠퇴한 구도심을 정비하고 환경을 개선하며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프로그램이다. 도 관계자는 “2017년 8곳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모두 34곳이 지정됐다”며 “앞으로 시군과 협력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사업 참여 희망 시군에 찾아가 상담을 진행하고 공모사업 참여 방안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한다. 최근 3년간 도시재생지원센터 전문가들이 43회에 걸쳐 시군 공모사업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해 상당한 효과를 냈다. 안양시 관계자는 “주민들은 아직 도시재생에 대한 개념 자체에 생소하고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다. 도시재생 전문가들이 직접 희망 대상지 현황 분석과 주민공모사업 계획서 작성 등에 대한 내용을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고 말했다.

파주, 동두천 등 비슷한 사업 경험이 부족한 시군도 참여할 수 있도록 맞춤형 컨설팅도 지원한다. 이들 지역은 비무장지대와 가까운 곳으로 군사시설보호지역의 고도제한을 피하면서 자연환경과 역사적 장소를 연계한 마을로 변모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또 매년 140억 원 이상의 도시재생특별회계를 확보하고 지역 국회의원을 활용해 정부에 뉴딜사업 배정 물량을 확대해 달라고 건의할 예정이다.

2017년 지정된 남양주시 금곡동의 도시재생 사업지에는 2024년까지 330억 원이 투입돼 문화복지센터와 청년 창업지원시설, 주택 등이 들어선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금곡동 도시재생사업이 성공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조기 확정되면 남양주가 교통, 주거, 일자리, 문화가 갖춰진 자족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양시 석수2동의 청년주택 30채 조성과 광주시 경안동의 폐가를 활용한 경관특화 주차장 조성 등 2018년 선정된 9개 사업은 설계에 착수했다. 지난해 신규 선정된 고양시 행주동 등 17개 사업은 사전 행정절차가 진행 중으로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도#노후주택#도시재생사업#너부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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