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여파에 부산지역 제조업 휘청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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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2차 모니터링 결과 발표
자동차부품업계 등 피해 기업 23%… 직접 피해 불가피한 기업 30% 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에 지역 제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산 전장부품 공급 중단으로 완성차 생산이 중단되며 지역의 자동차부품 업계에 불똥이 튀었다. 원부자재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거래처 상황이 불안정해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는 최근 자동차부품 업계와 대(對)중국 수출입기업 등 70여 개 지역 제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차 신종 코로나의 영향 모니터링’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이미 피해가 발생한 기업이 23.1%였고, 직접적 피해가 불가피한 기업도 30.8%나 됐다. 피해 유형으로는 원부자재 수입 차질에 대한 피해와 우려가 50%로 가장 많았고, 수출 지연도 35%에 이르렀다. 현지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납기 지연 10%, 중국 수요 감소 2.5%, 중국 출장 애로 2.5% 순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부품업은 완성차 생산 중단으로 납품 중단 등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었지만 당분간은 생산 재개에 대비해 정상 가동하겠다는 기업이 많았다. 일부는 휴무로 생산을 조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부품 업체인 A사는 완성차 생산을 중단하는 동안 정상 가동을 하면서 재고를 쌓아두되 사태 추이를 봐가며 노사 협의를 거쳐 조업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B사는 휴무를 실시해 생산량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료, 고무, 플라스틱 등 화학 관련업은 원부자재의 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가장 높았다. 확보한 재고를 다 쓰면 생산 중단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기업도 있었다. 안료를 생산하는 C사는 이미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 중국 상하이(上海) 현지 공장에서 부자재를 조달하는 D사는 9일 이후에도 영업을 하지 말라는 중국 정부의 권고에 따라 자재를 국내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선기자재업을 포함한 기계부품 기업들은 중국 바이어의 휴무로 수출 지연에 따른 피해를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기자재를 생산하는 E사는 중국 내 물류 지연에 따라 납기를 미뤄 달라는 요청으로 창고 보관료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F사도 중국 내 조선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수출을 중단한 상태다. G사는 이미 중국산 원부자재 수입이 중단되면서 납품 물량의 납기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에 현지 법인이나 공장을 보유한 기업들은 춘제(중국 설) 연휴 연장으로 이미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지 근로자 복귀율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상의가 이달 초 1차 신종 코로나의 영향을 모니터링한 결과 여행업체의 중국 여행은 100% 취소됐고,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등 동남아 여행도 취소가 급증했다. 성수기인 다음 달 이후 여행 문의도 끊겨 여행업체는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상의는 신종 코로나로 인한 지역 기업의 피해 및 애로 사항을 받기 위해 10일부터 ‘신종 코로나 피해 기업 신고센터(051-990-7061∼6)’를 운영한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지역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상황을 주시하면서 수시로 모니터링을 해 나갈 계획”이라며 “정부는 민간 부문의 경제적 타격을 줄이기 위해 실질적인 지원책이나 피해 구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신종 코로나#부산 제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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