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앞면에 바이러스 묻었을수도…쓰고 벗을땐 끈만 잡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6일 2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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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감염증 Q&A

정부가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지역사회 전파 규모가 커질 수 있다”면서 개인위생 준수를 강조했다. 감염원을 찾기 어려운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았다. 신종 코로나 전파 확산을 막기 위해 유의해야 할 점들을 Q&A로 정리했다.

―정부가 지역사회 전파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한 이유가 뭔가.

“7일부터 신종 코로나 확진검사가 강화되고 접촉자 분류 시점도 확대되기 때문이다. 기존엔 확진자가 발열 등 증상이 시작된 이후에 접촉한 사람만 관리 대상으로 분류했지만 앞으로는 증상 발현 하루 전에 접촉한 사람까지 거슬러 추적한다. 무증상 감염에 대비해 관리 대상을 넓히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대규모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면 일반 시민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역시 개인위생 준수가 기본이다. 정부도 대규모 환자 발생을 막는 지름길은 손 씻기, 기침 예절, 그리고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마스크는 본인이 감염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만에 하나 본인이 잠복기에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도 꼭 써야 한다.”

―중국에서 15초가량 접촉한 것만으로도 감염된 사례가 나왔다는데….

“마스크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사례다. 4일 중국 닝보(寧波)시에서 56세 남성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평소 타인과의 접촉을 극도로 삼가고 가까운 곳에 갈 때도 마스크를 썼다고 한다. 조사 결과 이 남성이 지난달 한 시장에서 여성 확진자(61)와 15초간 접촉한 사실을 확인됐는데 마침 두 사람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15초 감염설’이 나왔다. 다만 이때 감염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마스크가 중요하다지만 구하기가 여전히 힘들다.

“수요가 단기간에 폭증하다보니 수급이 불안정하다. 정부는 범정부 합동 단속조직을 통해 공급, 유통, 판매 각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막겠다고 했다. 마스크와 관련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운영하는 신고 센터에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도 했다. 대표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통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홈페이지 신고센터나 전화(02-2640-5057, 5080, 5087)를 이용하면 된다.”

―그래도 계속 마스크 구하기가 힘들면 어떻게 하나.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보건용 마스크만 고집하지 말고 일반 마스크를 써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도 6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방한용 마스크도 충분히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공기 중 이 아니라 환자의 비말을 통해서 감염되는 만큼 침방울을 막을 수 있는 마스크를 쓰면 된다. 보건용 마스크도 KF80 이상이면 충분하다. KF94, 99 같은 보건용 마스크는 환자와 접촉하는 의료진이 아닌 이상 굳이 쓸 필요가 없다. 대한의사협회도 ‘사용이 불편한 KF94를 썼다 벗었다 하는 것보다 KF 80을 계속 쓰고 있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마스크를 정확히 사용하는 방법도 궁금한데.

“마스크의 종류를 불문하고 코와 입이 다 가려지도록 밀착해서 쓰는 게 중요하다. 특히 턱 아랫부분이나 코 윗부분에 틈이 생기면 효과가 떨어진다. 마스크 앞면은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쓰고 벗을 때는 앞면에 손이 닿지 않도록 끈만 살짝 잡아야 한다. 일반 마스크를 쓴다면 자주 빨아서 쓰고, 일회용 마스크를 쓴다면 쓰고 나서 종량제 쓰레기로 버리면 된다. 확진자나 접촉자가 쓴 일회용 마스크를 버릴 때는 살균제를 뿌린 뒤에 버리는 게 안전하다.”

―마스크 이외에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이번 주말을 비롯해 당분간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밀폐된 공간은 안 가는 게 좋다.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과의 접촉도 가능하면 피해야 한다. 불가피하면 2m 정도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공항에 가거나 국제행사 등에 참석할 때 특히 기침 예절과 손 씻기를 잘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확진자 동선을 보면 쇼핑몰이나 영화관이 많던데 이런 곳에 가도 되나.

“앞서 말한 것처럼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걱정이 지나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가 될 필요는 없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다중이용시설 방역을 시행할 때 신종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쓰레기를 소독한 뒤 종량제봉투에 2중으로 써서 버리도록 했다.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곳인 만큼 더 철저하게 관리하자는 취지다.”

―중국 이외의 해외 지역을 다녀올 때도 주의할 점이 있나.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국에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특히 동남아 여행을 할 때 꼭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으라고 했다. 동남아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는 가급적 2주간 불필요한 외부 활동을 줄이고, 만약 발열이나 호흡기증상이 있으면 일반 병원이 아닌 선별진료소를 찾으라고 당부했다.”

―확진자가 늘어나면 자연히 접촉자와 자가 격리 대상자도 늘어날 텐데….

“맞다. 점차 지역 감염이 늘어나는 단계라서 이제 어디 사는 누구든 갑자기 자가 격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예상치 못한 경로로 감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가 격리 수칙을 숙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자가 격리 대상에 해당한다면 본인은 어떻게 알게 되나.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 파악되면 보건소는 먼저 유선상으로 확진자와의 접촉 사실을 알린다. 그런 다음 접촉자 집에 방문해 위생키트와 격리명령 통지서를 건네준다. 격리명령 통지서를 전달하는 순간부터 자가 격리 관리 대상에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접촉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 격리명령 통지서를 전달하지 못하면 그만큼 관리가 늦어진다.”

―자가 격리자에 대한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나.

“보건소나 읍면동사무소 공무원이 일대일로 담당해 관리한다. 하루에 두 번 전화해 위치와 상태를 확인하는 게 원칙이나 보건소에 따라서 불시 방문하기도 한다. 외출 사실이 발각되면 경찰 협조를 통해 위치를 추적할 수 있고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최대 3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실제 2015년 법원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와 접촉하고도 지역사회를 활보한 자가 격리자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사례가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이 자가 격리가 됐을 때 생필품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지방자치단체마다 쌀, 라면, 즉석조리식품 등 생필품을 지원해 주고 있다. 개별 수요에 따라 필요한 생필품을 추가 지급하기도 하니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물어보면 된다. 만약 관할 지자체를 통해 지원받기 어렵다면 배달음식을 주문하거나 택배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마스크를 쓰고 배달원과 최대한 접촉을 피하는 게 좋다.”

―확진자 또는 접촉자와의 연관성 때문에 휴업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많다. 만에 하나 어린아이가 자가 격리 대상이 됐는데 맞벌이 등으로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어린아이가 확진자와 접촉해 격리됐다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아이돌보미 등 돌봄 서비스를 연계해 줄 수 있다. 격리 대상자가 집 밖에 나가는 게 금지된 것이지, 외부인이 들어가는 게 금지되진 않는다. 다만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아이와 돌보는 사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

송혜미기자 1am@donga.com
이진한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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