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국정연설문 찢기’ 시끌…백악관 격분 “최악의 행동”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2월 6일 0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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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국정연설 직후 그 자리에서 국정연설문을 찢은 것을 두고 미 정치권이 시끄럽다.

4일(현지시간) 미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야당인 민주당을 이끄는 펠로시 하원 의장이 정면 충돌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연단에 오를 때 펠로시 의장이 청한 악수를 외면했다. 탄핵을 주도한 펠로시 의장에게 불쾌감을 표한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내민 손을 거두면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펠로시 의장은 복수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연설문 원고를 그자리에서 찢어버렸다. 이 장면은 언론을 통해 그대로 노출됐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다른 대안을 고려해 볼 때 정중한 일이었다”면서 “너무나 지저분한 연설이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격분하며 펠로시 의장 불신임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연설문을 찢는 것인지 헌법을 찢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면서 “잠시 후에야 그가 한 일을 알게 됐다. 최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은 의회 양원 합동 회의의 위엄을 깎아내렸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기억될 것”이라며 “대통령은 1시간 반에 걸쳐 미국에 관한 연설을 했는데 낸시 펠로시는 마지막 순간에 이를 자신에 관한 것으로 만들려 했다, 국민들이 지켜봤다. 이를 통해 옹졸함과 정치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켈리안 콘웨이 백악관 고문은 폭스뉴스에 “이번 일은 민주당이 얼마나 옹졸하고 신경질적이며 당파적인지 보여준다”며 펠로시 의장을 불신임하거나 상원에서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기분이 어떻든, 의견이 있든 다른 이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직책에 있는 사람에게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트위터에서 “악랄한 당파적 행동에 역겨움과 모욕감을 느낀다”며 “그의 유치함이 미국의 전통을 모욕했다. 불신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논란이 일자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실을 파쇄했기 때문에 나도 그의 연설을 파쇄했다”고 맞섰다.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 비공개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연설문을 찢을 작정으로 가진 않았다.그가 나와 악수를 안해도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연설문을 속독하고 거짓말 투성이라는 걸 알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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