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남은 교민들 “우리끼리 도와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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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봉쇄된 도시에 300여명 남아있어… 자원봉사단 꾸리고 무료 진료도
‘교민 격리’ 진천-아산에 기부 물결… 어린 남매 “감사합니다” 손편지 화제

행정안전부 제공.
행정안전부 제공.
“전 못 가도 다른 교민들은 안전하게 떠나게 돕고 싶었어요.”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사는 교민 노모 씨(38)는 중국인 아내, 두 살배기 아들이 같이 떠날 수 없어 현지에 남았다. 하지만 그는 집에만 있는 대신 전세기를 타러 공항에 가는 교민들을 위해 차를 몰았다.

많은 교민이 전세기로 떠났지만 후베이성엔 노 씨 같은 한국 교민 300여 명이 남아 있다. 교민들은 주저앉는 대신 스스로 희망을 찾고 있다.

최덕기 후베이성 한인회장은 “우한에서 의사로 일하는 교민이 무료 진료를 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총영사관은 이 의사와 함께 교민들을 위한 무료 진료소를 추진한다. 총영사관도 직원 8명이 남았다. 노 씨를 비롯해 6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은 4일부터 차량을 몰고 교민들의 집 60곳을 찾아다니며 정부 구호물품인 마스크 2000개와 체온계 16개를 나눠줬다.

교민들을 수용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경찰인재개발원이 있는 충북 진천군, 충남 아산시엔 각계 온정이 이어졌다.

BGF리테일과 유한킴벌리는 각각 마스크 2만 개를 지원했다. LG생활건강은 생필품 세트를 전달했다. 충북농협은 농협홍삼 제품 300상자를 기탁했고, 조이바이오는 살균소독제 1만 개를 보내왔다. GS리테일, CJ제일제당, 한국감정원, 서울 성동구청, 진천상공회의소 등도 물품을 기탁했다. 서울시는 아산시, 진천군에 각각 1억 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가수 홍진영은 인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마스크 5000여 개를 기부했다. 또 마곡사가 1000만 원을, ㈜오난코리아가 가습기 600개를, 전국재해구호협회가 마스크 1만 장을 보내왔다. 아산시 음봉면 포스코아파트 단지 주민공동체 누리보듬과 포스코봉사단은 기부 캠페인을 펼쳐 637개의 마스크를 모아 전달했다.

진천군 인재개발원에선 어린이 남매가 직접 그림을 그려 감사하는 손편지(사진)를 써 화제다. 우한에서 온 아이들은 “우리를 위해 맛있는 밥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숙소 방문에 붙였다. 그림에는 신종 코로나를 물리치는 어른들의 모습을 비뚤비뚤하게 담았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진천=장기우 / 지명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교민#자원봉사#진천#아산#기부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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