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잠그는 中… 인구 1000만 항저우, 신종코로나 대응 외출금지령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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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인근 이미 봉쇄… 전염병 차단에 軍 본격 투입
사망 426명 환자 2만명 돌파… 홍콩서도 첫 사망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중국에서 ‘외출금지령’이 확산되고 있다. 인구 1000만 명의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인구 1100만 명의 산둥(山東)성 린이(臨沂)시는 4일부터 사실상 외출금지령을 내렸다. 홍콩에서는 우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39세 남성이 지난달 31일 확진 판정 뒤 치료를 받다가 4일 사망했다. 중국 본토 외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다.

○ “이틀에 한 번만 외출하라”

중국에서 확진 환자와 사망자 수 증가치가 매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중국 내 확진 환자 수는 전날보다 3184명 증가한 총 2만486명에 달했다. 사망자는 모두 426명으로 전날보다 65명이나 늘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중증 환자가 2788명에 달해 사망자는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항저우시는 “최대한 외출을 하지 말고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이틀에 한 번만 가족 구성원을 내보내 생활용품을 구매하는 것을 선도적으로 권한다”고 밝혔다. 명시적으로 외출금지 명령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외출하지 말라’고 통지한 것이다. 후베이(湖北)성 황강(黃岡), 저장성 원저우(溫州)는 이미 외출금지령을 시행 중이다.

항저우시는 또 “시 전역의 모든 마을과 아파트 단지, 기업·기관들을 봉쇄해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겠다”며 “민생과 관계없는 공공장소도 모두 폐쇄한다”고 밝혔다. 항저우에는 유명 관광지 시후(西湖)가 있어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마윈(馬雲)이 창업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본사 등 중국 대표 기업들이 몰려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보다 충격적인 조치도 등장했다. 헤이룽장(黑龍江)성 고급인민법원은 “고의로 신종 코로나를 감염시킨 사람에게 최고 사형에 처한다”고 발표했다. 마카오는 보름간 카지노 문을 닫기로 했다.

○ ‘접촉 포비아’까지 등장

중국 전역에서는 감염을 우려해 물건을 만지기 두려워하는 ‘접촉 포비아(공포증)’ 현상까지 나타났다. 엘리베이터 내 감염을 우려해 엘리베이터 층수 버튼을 누르기 위한 휴지, 이쑤시개까지 비치됐다. 마스크뿐 아니라 고무장갑이나 1회용 비닐장갑을 쓴 사람들도 거리에서 목격됐다.

중국군은 2일부터 전염병 대응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후베이성 주둔 인민해방군이 우한 시민들의 생필품 공급을 담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생필품 200t을 실은 군용트럭 50여 대가 우한시에서 목격됐다. 우한시에 세운 임시 격리병동 훠선산(火神山)병원도 중국군이 관리한다. 이를 위해 1400여 명의 군의관이 파견됐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이런 움직임을 “중국군이 개입했다”고 표현했다.

확산세가 잡히지 않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일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주재해 “전염병과의 전쟁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경제 사회 질서를 확실히 수호하라”고 강조했다. 이 회의는 지난달 25일 이후 8일 만에 열렸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중국#외출금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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