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권료 3000억 시대…프로야구, 2024년엔 판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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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4일 0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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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 관중이 들어찬 잠실구장. © News1
만원 관중이 들어찬 잠실구장. © News1
중계권료 3000억 시대가 열렸다.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가 이뤄낸 성과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KBO회관에서 지상파 3사(KBS, MBC, SBS)와 KBO리그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및 2020~2023 KBO리그 TV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4년 간 총 2160억원(연 평균 540억원)이다. 이는 국내 프로스포츠 중계권 계약 역대 최고 금액. KBO는 이번 계약을 통해 다시 한 번 프로야구의 전체 파이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지상파 3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지상파 TV를 통해 직접 방송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케이블 및 IPTV 유료채널 사업자에게 중계방송권을 재판매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게 됐다. 팬들이 흔히 야구 중계를 접하는 경로인 케이블 방송사들의 경우, 지상파 3사로부터 중계권을 사들여야 한다.

지난해 2월에는 통신·포털 컨소시엄과 5년 간 총 1100억 원(연 평균 220억원) 규모의 유무선(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이 다르지만, 4년 계약으로 환산할 경우 두 가지 중계권(지상파, 유무선)의 총액은 3040억원에 이른다.

최근 프로야구는 안팎에서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관중 수는 4년만에 800만이 붕괴된 728만6008명이었다. 중계방송사들도 시청률과 광고 단가 하락으로 적자를 봤다고 아우성이었다.

그럼에도 초대형 중계권 계약이 성사됐다. 이를 두고 KBO 관계자는 “방송사들이 프로야구의 미래가 밝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KBO도 중계방송 시설 투자를 통해 방송사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팬들에게 더 좋은 화면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중계권 계약에는 지난해 문제가 됐던 ‘시범경기 편성 의무’도 포함시켰다. 팬들에게 최대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방송사들은 적자를 이유로 시범경기를 중계하지 않아 각 구단들이 자체 중계에 나섰다.

이번 지상파 중계권 계약 기간을 4년으로 한 이유는 유무선 중계권 계약과의 종료 시점을 맞추기 위해서다. 2023년이면 지상파, 유무선 계약이 동시에 종료된다. 이에 따라 2024년부터는 통합 중계권을 판매해 프로야구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KBO의 계획이다.

중계권 대박을 터뜨리며 최고의 인기 스포츠 지위를 재증명했지만, 프로야구의 인기 유지를 위한 과제도 많다. 몇 년째 강조하고 있는 클린베이스볼의 구현, 경기력 향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비시즌만 해도 프로야구는 음주운전, 폭행 등으로 얼룩져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개선되긴 했지만 선수들의 팬서비스에 대한 인식도 아직은 낮은 편이다.

KBO는 지상파 중계권 계약을 발표하며 다시점 중계 영상 제작, 자체 미디어센터 신설, 영상 아카이브 시스템 구축 등의 계획도 밝혔다. 팬들에게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하겠다는 것. 외적 성장에 안주하지 말고 내실을 다지기 위한 야구계 전체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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