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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달리기 마니아 된 곽동근 대표[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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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달리기 마니아 된 곽동근 대표[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양종구기자 입력 2020-02-01 14:00수정 2020-02-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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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근 대표는 1년 만에 마라톤 마니아가 됐다. 곽동근 대표 제공.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펀 리더십(Fun Leadership)을 강연하는 곽동근 에너지프렌드 대표(46)는 참 묘한 상황에 빠져 달리기 시작했다. 다소 ‘떠밀려 하게 된 상황’이었지만 그는 2월 2일 강원도 인제 자작나무숲을 12km 달리는 ‘2020 화이트트레일인제’에도 출전할 정도로 1년여 만에 달리기 애호가가 됐다.

“지난해 초였다. 평소 알고 지내던 사회 후배가 미팅을 하자고 했다. 자신이 112일 동안 112명을 만나 인터뷰하는 ‘112미팅’을 하는데 마지막으로 나를 선택했다는 것이었다. 조건이 재밌었다. 내가 평소 쪽방촌 어르신들에게 라면을 기부하는데 자신이 인터뷰 한 사람들로부터 1만 원씩을 받아 112만 원을 기부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해야 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마지막이니 만큼 특별한 인터뷰를 해야 한다’고 했다.”

곽동근 대표는 “달리면 나를 힐링하는 것 같다. 온전히 나만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곽동근 대표 제공.




후배인 황형철 골프 레슨 프로(43)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12층 계단을 오르면서 인터뷰를 하자고 했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 계단을 평소에 개방하지 않아서 할 수 없었다. 그러자 11.2km를 달리면서 인터뷰하는 것으로 대체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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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그 친구는 서울 삼성동에서 20년 넘게 골프 레슨프로로 활동했는데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했다. 힘든 시기였지만 자신의 새로운 삶을 위한 이벤트로 ‘112미팅’을 기획했다고 했다. 112전화처럼 급할 때 서로 도움이 되는 사이가 되자는, 또 1대1로 둘(2)이 대화하는 의미를 담고 지인들을 통해서 배우는 기회로 삼는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제안이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

곽 대표는 2019년 2월 서너 번 훈련한 뒤 3월 서울숲에서 11.2km를 지인들과 함께 달렸다. 1시간 24분. 김 대표는 이후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곽동근 대표(왼쪽)는 지인들과 함께 달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곽동근 대표 제공.


“내가 달리겠다고 결정한 뒤부터 지인들이 도와주기 시작했고 끝까지 함께 달려줬다. 달린다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함께 달리는 게 더 좋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마라톤 마니아 오세진 작가(39·2018년 11월 10일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가 코치를 자청했고 곽 대표가 운영하는 조찬 모임 ‘에너지클럽’ 회원, 그리고 오 작가와 인연이 있는 독서모임 ‘마커스나비’ 회원 등 10여명이 11.2km를 함께 달렸다. 에너지클럽은 곽 대표가 강연한 뒤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주축으로 2009년 만든 모임. 매달 둘째 주 토요일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조찬을 하며 서로 교류하는 사교 모임으로 회원수가 60여명에 달한다.

“함께 훈련하고 완주하며 느낀 재미가 쏠쏠 했다. 그래서 11.2km를 함께 완주한 사람들끼리 매주 1회 씩 달리기로 했다. 혼자 달리면 안 달렸을 수도 있는데 함께 달리니 너무 좋았다.”

곽 대표는 11.2km를 달린 뒤 회원들과 함께 바로 그해 11월 손기정마라톤대회에서 10km를 달리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기다리기 너무 길었다. 5월 소아암환우돕기마라톤대회 등에서 10km를 몇 차례 완주한 뒤 손기정마라톤대회에서는 하프코스를 달렸다. 이러다보니 에너지클럽과 마커스나비가 어우러져 ‘에너지마커스’란 달리기 모임이 형성됐고 현재 회원이 40여명이 된다. 2020 화이트트레일인제에는 에너지마커스 회원 20여명이 함께 한다.

곽동근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지인들과 함께 달리고 있다. 곽동근 대표 제공.


사실 곽 대표는 학창시절 비만한 몸이라 달리는 것을 싫어했다.

“뚱뚱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달리기가 두려워 달릴 기회가 오면 늘 질 이유를 만들었다. ‘출발 소리를 못 들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 ‘넘어졌다.’ ….”

과체중으로 군대도 공익요원으로 마친 그는 사회생활을 하며 살이 더 쪄 2007년엔 체중이 109kg까지 늘었다. 다이어트 한약을 먹고 식사조절로 한때 28kg를 빼기도 했지만 늘 90kg 중반대 체중을 유지했다. 달리면서 달라졌다.

“지금은 89kg이다. 아직 더 빼야 하지만 내 키가 181cm이니 과체중은 아니라고 본다. 달리고 적당히 먹으니 몸도 건강하고 살도 빠져 좋다.”

과체중으로 달리기 시작해서 좋은 점도 있다고 했다.

“학창시절부터 늘 내 최대치보다 천천히 달리다보니 10km를 달려도 힘들지 않았다. 내가 정한 페이스대로 천천히 달려서 그런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습관적으로 ‘이 정도만 달리자’라는 생각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하지만 달리면서는 체중을 감량하고 하체를 더 강화하며 체력을 키우면 더 빨리 달릴 수도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1996년 청소년캠프에서 캠프리더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곽 대표는 2000년까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이후엔 기업 임직원에게 리더십을 불어 넣어주는 ‘전문 강사’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달리기 시작하면서부터 강연을 할 때 마라톤이나 운동을 소재로 삼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달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혹 달리기 등 운동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내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라고 한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달리려는 의지보다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히려 그 사람을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곽동근 대표(오른쪽)가 지인들과 완주 메달을 들어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곽동근 대표 제공.


곽 대표는 ‘요즘도 달리러 나가는 게 가장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꼭 달려야 할 때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해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다음날 새벽 6시에 일어나 달려야 하는데 힘들 것 같으면 ‘낼 아침 달리는 모습 사진이 SNS에 올라오지 않으면 댓글을 다는 분들께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올린다. 그럼 안 달릴 수 없다.”

곽 대표는 요즘 주 2회 이상을 정기적으로 달린다. 또 특정 지역으로 강연을 갔을 경우는 그 지역 회원들과 달리기도 한다. 빡빡한 일정 때문에 매일 달리기가 쉽지 않지만 기회만 있으면 달린다.

“달리면 나를 힐링하는 느낌이다. 난 일을 중독에 빠진 것처럼 하는 스타일이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있어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달릴 땐 스마트폰도 접어두고 오로지 나 만에 집중하며 달릴 수 있다. 또 자연 속을 달리면 그 기분은 말할 수 없이 좋다.”

곽동근 대표(가운데)가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곽동근 대표 제공.


곽 대표는 서울숲, 서울 남산, 서울교대 트랙, 서울 삼성동 유수지, 집 근처인 경기 구리 한강공원 등을 달린다. 주로 회원들과 함께 달린다.

사실상 초보 마라토너인 곽 대표는 평생 달릴 생각이다. 단 무리하지 않고 건강하게 달리는 게 목표다.

“풀코스는 아직 엄두가 나지 않는다. 주위에선 ‘달리기 시작했으니 이제 풀코스도 완주하고 사막마라톤에도 가자’고 하는데…. 그러려면 훈련도 많이 해야 한다. 솔직히 아직 여유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달리기는 멈추지 않겠다. 난 건강달리기가 좋다. 즐겁게 건강하게 달리면 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난 지인들과 함께 달리고 싶다. 평생…. 함께 하면 서로 힘이 된다.”

화이트트레일인제는 눈이 덮인 자작나무숲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산악마라톤)이다. 자작나무가 밝은 색이라 눈이 오지 않아도 자작나무숲을 달리면 마치 눈꽃 숲을 달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곽 대표는 “산길을 달리는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2014년 눈 덮인 태백산 25km를 걸은 적이 있다. 너무 멋있었다. 이번에도 자연과 하나 되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 함께 하는 사람과 사진도 찍고…. 완주와 기록이 목표가 아닌 즐겁게 동료, 자연과 어우러지는 기회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3월 22일 열리는 2020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 출전한다. 역시 풀코스는 아니다. 풀코스를 2명이 달리는 릴레이를 신청했다. 함께 하는 즐거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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