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원주민 전통서 찾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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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모를 땋으며/로빈 윌 키머러 지음·노승영 옮김/572쪽·2만5000원·에이도스

‘여인은 단풍나무 씨앗처럼, 가을바람을 타고 빙글빙글 돌면서 떨어졌다.’

북아메리카 대륙 탄생 설화인 ‘하늘여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늘에서 떨어져 거북섬으로 온 하늘여인은 ‘이민자’지만 토박이가 된다. 하늘여인 설화부터 나나보조의 설화 등 다양한 인디언 설화를 소개하며 인간과 대지가 공존할 길을 찾는다. 인간이 자연을 착취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원주민의 전통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부서진 관계가 회복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북아메리카 원주민 출신의 식물생태학자다. 미국 역사에서 소외됐던 인디언 부족 출신으로서 익힌 삶의 지혜와 철학, 원주민의 문화를 식물학적 지식에 접목시켰다. 대지에 뿌리 내린 식물의 목소리를 듣는 원주민, 고유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아홉 명밖에 남지 않은 부족을 직접 만나 강제 이주와 전통 말살 등 고난을 겪었던 선조의 역사를 더듬는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향모를 땋으며#로빈 윌 키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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