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무상’ 자연을 담다… 사진작가 이정진 개인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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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바다 등 촬영해 한지에 인쇄… 아날로그에 디지털 방식 결합

이정진 작가의 2016년 작품 ‘Opening 16’(76.5×145.5㎝). PKM갤러리 제공
이정진 작가의 2016년 작품 ‘Opening 16’(76.5×145.5㎝). PKM갤러리 제공
“사막 촬영을 처음 한 게 30년 전이죠. 미국 여행 중 만나게 된 사막에서 나를 더 벗겨 놓는 느낌을 받았어요. 다 내려놓고 대면한다는 기분이었죠. 그 매력에 빠져 사막을 사진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작가 이정진(59)의 개인전 ‘보이스(VOICE)’가 서울 종로구 PKM갤러리에서 열린다. 이정진은 미국 서부 지역을 여행하며 자연의 원초적 순간들을 포착해왔다. 한지 위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프린트한 사진이 대표적인데, 이러한 작업을 2년 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린 ‘이정진: 에코―바람으로부터’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전시에는 다시 디지털 방식을 결합한 작업을 내놓았다. 작가는 “아날로그 작업을 20년간 해왔는데, 물리적인 부분에서나 조정하는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원래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더 미세하게 나타낼 수 있어 디지털에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족자를 연상케 하는 형태의 작품 ‘Opening 17’(145.5×76.5㎝). PKM갤러리 제공
족자를 연상케 하는 형태의 작품 ‘Opening 17’(145.5×76.5㎝). PKM갤러리 제공
처음으로 선보이는 ‘보이스’ 연작은 미국과 캐나다의 산, 바다, 숲을 담았다.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해 프린트한 작품들이다. 세로로 긴 족자 형태인 ‘오프닝’은 필름카메라로 촬영해 한지에 아날로그 프린트를 한 뒤 고화질 스캐닝 후 보정작업을 거쳐 다시 한지에 디지털 프린트한 작품이다.

작가는 ‘오프닝’의 세로 형태에 대해 “인간이 제한된 인식의 테두리를 넘어 무념으로 자연을 바라볼 때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또 자연의 일부를 통해 전체를 통찰하는 ‘열림’의 의미에서 제목을 달았다고 한다. 2월 1일에는 오후 2시부터 PKM갤러리 별관에서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이 열린다. 3월 5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무념무상#이정진 개인전#자연의 원초적 순간#pkm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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