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수사’ 차장검사들 교체…법무부 “비정상의 정상화”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23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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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간부 및 평검사 759명 인사단행
서울중앙지검 1~4차장 모두 교체돼
'靑 의혹 수사' 신임 2차장에 이근수
'조국 수사' 고형곤 부장검사 대구로
"현안 수사팀 부장 이하 유임" 해명

검찰 중간 간부 인사로 현 정권 관련 수사를 진행해온 차장검사들이 교체됐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은 네 명의 차장검사가 6개월 만에 모두 자리를 옮기게 됐다.

법무부는 23일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간부에 해당하는 고검검사급 257명과 일반검사 502명 등 검사 759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발령은 오는 2월3일자다.

서울중앙지검은 네 명의 차장검사들이 모두 교체됐다.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신봉수(50·29기) 2차장검사는 평택지청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송경호(50·29기) 3차장검사는 여주지청장으로 발령이 났다.

신자용(48·28기) 1차장검사는 부산동부지청장, 한석리(51·28기) 4차장검사는 대구서부지청장으로 전보됐다.

지난해 조 전 장관 일가 의혹 수사를 해온 고형곤(50·31기) 반부패수사2부장도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김태은(48·31기) 공공형사수사2부장은 자리를 유지했다.

또 민정수석 시절 조 전 장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혐의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홍승욱(47·28기)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도 천안지청장으로 발령이 났다. 다만 이를 수사한 이정섭(49·32기) 형사6부장은 유임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그동안 중간 간부 인사를 앞두고 수사팀을 ‘물갈이’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법무부가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대검찰청 간부들을 모두 교체하고, 직접수사 부서를 축소하는 직제 개편을 단행하면서 무게가 더해졌다.

법무부는 직제개편 및 인사로 수사팀을 축소·교체해 수사를 방해하려 한다는 지적에 대해 ‘오해’라며 “현안 사건 수사팀의 부장검사와 부부장검사 등은 대부분 유임시켜 기존의 수사 및 공판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지휘계통에 있는 차장검사는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것이 아닌 점, 특정 부서 출신에 편중된 인사, 기수와 경력에 맞지 않는 인사를 해소할 필요가 있는 점 등 지난번 인사를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인사를 실시했다”며 “후임에 업무능력이 검증되고 검찰 내 신망이 두터운 검사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신임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에는 이근수(49·28기) 부장검사가 발탁됐다. 이 부장검사는 방위사업감독관으로 파견이 됐다가 이번에 검찰에 다시 복귀했다. 다음달부터 이 부장검사는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 수사 지휘를 잇게 됐다.

신임 1차장검사에는 이정현(52·27기)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가, 3차장검사에는 신성식(55·27기) 부산지검 1차장검사가, 4차장에는 김욱준(48·28기) 순천지청장이 기용됐다. 기존에 사법연수원 28~29기로 이뤄졌던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들을 27~28기로 맞춰 배치하면서 검찰 조직의 안정성을 도모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반부패수사2부장에는 전준철(48·31기) 수원지검 형사6부장, 반부패수사1부장에는 김형근(51·29기)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전보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진행 중인 이복현(48·32기) 반부패수사4부장은 같은 청 경제범죄형사부장으로 전보됐다. 직제개편으로 반부패수사4부가 공판5부로 전환되면서 수사 연속성 문제에 우려가 제기됐지만, 반부패수사3부에서 바뀌는 경제범죄형사부로 이 부장검사가 옮기면서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공판5부장에는 특별공판팀 단성한(46·32기) 부장검사가 발령 났다.

법무부는 “직제개편에도 기존에 수사 중인 사건은 해당 부서가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경과규정을 뒀고 수사팀 유지, 재배당 등을 통해 전문수사 역량이 연속성을 갖고 수사를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사법농단, 국정농단 사건 공판도 차질 없이 수행토록 해당 사건 공판검사를 실질적으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이후 대검으로 자리를 옮겼던 중간 간부들도 6개월만에 다시 전보됐다.
최근 조 전 장관 사건 처리 관련 심재철(51·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게 상갓집에서 항의를 한 양석조(47·29기)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은 대전고검 검사로 옮기게 됐다.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팀에서 함께 일했던 김성훈(45·30기)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장은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장으로 전보됐다.

신임 검찰과장에는 김태훈(49·30기)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 법무부 대변인에는 구자현(47·29기) 평택지청장이 발탁됐다. 박재억(49·29기) 법무부 대변인은 포항지청장으로 전보됐고, 진재선(46·30기) 검찰과장은 법무부에 남아 정책기획단 단장을 맡는다.

여성 검사들도 법무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 등 주요 보직에 발탁했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에 박은정(48·29기) 부장검사, 대검 검찰개혁추진단 팀장에 박지영(50·29기) 여주지청장 등이 전보됐다. 특히 서지현(47·33기) 성남지청 부부장검사를 법무부에 배치해 법무·검찰 조직문화 개선 및 양성평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가 검사장 승진 등에 따른 공석 충원과 검찰개혁 법령 제·개정 및 직제 개편에 따른 후속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또 형사·공판부 검사들과 내·외부에서 선정된 우수검사들을 우대했다고 했다. 지난해 7월말 발표된 인사에서 이른바 ‘특수통’ 등 특정 부서 출신 검사들에게 주요 보직이 편중돼, 50여명의 중간 간부들이 사직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비정상을 정상화해 인사의 공정성과 검찰 조직의 안정성을 도모했다”며 “특정 부서 중심의 기존 인사관행과 조직 내 엘리트주의에서 탈피해 인권·민생 중심의 검찰 업무 수행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공정한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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