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부터 잡아라” 완성車-배터리 업체 동맹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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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23일 0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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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히 커지는 전기차 시장을 놓고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합종연횡이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배터리 공급 확대를 위해 자국·해외를 가리지 않고 협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의 설립 등을 포함한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측은 “아직 확정된 건 없다”며 조심스러워 하지만, 업계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비롯한 지금까지 양사의 깊은 협력 관계를 볼 때 실현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구체적인 투자액과 공장 위치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양측의 투자 규모는 각각 1조원가량으로 거론된다. 성사될 경우 현재 70GWh인 LG화학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100GWh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생산 업체의 협력은 최근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또다른 배터리 업체인 SK이노베이션과도 10조원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대규모 계약을 하기도 했다. 약 50만대 전기차에 들어가는 막대한 양이다.

이런 흐름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LG화학은 중국 1위 자동차 업체인 지리자동차, 볼보자동차, 테슬라, GM 등과 합작해 배터리 공장을 짓거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독일의 폭스바겐은 SK이노베이션과 스웨덴의 노스볼트, 일본의 도요타는 자국의 파나소닉, 중국의 CATL 등과 협력하는 등 서로 손을 잡고 있다.

이렇게 서로 동맹을 맺는 이유는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맞아 대량의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시장 주도를 위해 공급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하는 배터리 업체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해 25조원인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올해 39조3000억원으로 57% 성장하고, 2023년에는 95조8000억원까지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국내도 다르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4만2000대인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030년에는 44만대까지 성장해 완성차 시장의 24.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급격히 커지는 전기차 시장은 배터리 소재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1일 포스코케미칼은 LG화학에 배터리 생산의 핵심인 양극재를 3년 동안 1조8533억원 규모로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그룹 계열사 두산솔루스도 연간 5만톤의 전지박을 생산할 수 있는 헝가리 공장을 올해 내에 완공해 근방의 SK이노베이션·삼성SDI에 공급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향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규모를 배터리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전기차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 올까 우려되기도 한다”며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한 만큼 배터리 공급 확대를 위한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업체의 동맹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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