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대한민국 어느 가정이든 도시가스는 우리 제품을 통해 나간다”
더보기

“대한민국 어느 가정이든 도시가스는 우리 제품을 통해 나간다”

강현숙 기자 입력 2020-01-23 03:00수정 2020-01-23 03:00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100년 중소기업]에너지 선도기업
㈜원일티엔아이 이정빈 대표
독보적인 에너지 기술 국산화로 글로벌 시장 개척
㈜원일티엔아이의 수소저장합금과 수소실린더는 장보고급 잠수함에 납품한다. 사진 김도균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원일티엔아이(대표 이정빈)는 기술집약형 에너지 기업이다. 특히 천연가스 생산 및 공급설비 분야의 장비와 생산 시스템의 국내 선두주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미래 에너지로 꼽히는 ‘수소’를 고체저장화해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매출 360억원을 기록했고, 매년 성장을 거듭하며 ‘100년 기업’을 꿈꾸고 있다.

원일티엔아이의 가장 큰 강점은 ‘신기술 개발 및 원천 기술의 국산화’다. 1991년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가스 필터 엘리먼트(Gas Filter Element) 국산화 업체로 지정된 것이 그 시초다. 이후 수입에 의존하던 천연가스·발전·원자력·석유화학 분야의 주요 기자재를 국산화해 국내에 공급하는 것은 물론 세계 곳곳에 수출하고 있다. 또한 ISO(국제표준화기구), ASME(미국기계기술자협회) 등 각종 국내외 인증서도 30여 종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은 여러 차례의 수상으로도 이어졌다. 특히 수출 장려를 위해 매년 무역의 날에 시상하는 ‘수출의 탑’ 상을 꾸준히 받고 있다. 2005년 ‘100만불 수출의 탑’ 수상 이래 2007년 ‘1000만불 수출의 탑’, 2013년 ‘5000만불 수출의 탑’을 거머쥐었다.


천연가스 인수기지의 핵심 설비인 SCV 분야 1등 기업
독보적인 기술력의 원천이 되는 ㈜원일티엔아이 김포 공장 전경.

원일티엔아이의 주요 생산품은 SCV(Submerged Combustion Vaporizer, 연소식 기화기), 리콘덴서(Recondenser, 재액화기), FGSS(Feul Gas Supply System, 가스히터&필터 및 연료가스 공급 시스템) 등 천연가스의 생산과 공급에 필요한 각종 장비들이다. 주요 수요처는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포스코건설, GS건설, SK건설, PETRO CHINA, SINOPEC 등이다.

주요기사

대표 제품이자 효자 아이템은 천연가스 인수기지 분야의 핵심 장비인 ‘SCV’다. LNG(액화천연가스)를 강제 기화시켜 천연가스로 변환하는 설비를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원일티엔아이와 해외의 한 업체만 제작 가능한 독보적인 기술이다. 이와 관련해 이정빈 대표는 “국내 거의 모든 LNG 인수기지에 납품하고 있다. 대한민국 어느 가정이든 도시가스는 우리 제품을 통해 나간다”며 자신감 있게 말했다.

SCV 덕분에 지난해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1회 국제수입박람회’에 협력파트너로 초대받기도 했다. 현재 중국은 120여 개의 LNG기지가 구축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SCV로 대표되는 핵심 장비 확보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전 세계 3천여 개 기업들이 참가한 박람회에서 원일티엔아이는 산시 천연가스 그룹(Shaanxi Gas Group)과 SCV 4세트 구매와 관련한 MOU(구매의향서)를 체결해 화제가 됐다. 계약금은 1200만 달러(한화 139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중국의 여러 기지와 SCV 구매 계약이 성사되고 있으며, 그 금액은 수천만 달러 이상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 시장의 원활한 진출을 위해 조만간 중국 내 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리콘덴서’는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독특한 장치다. LNG기지를 보면 저장설비인 큰 탱크가 있고, 여기에 LNG를 담으면 BOG(Boil Off Gas, 증발가스) 등이 생긴다. 보통 버릴 수 밖에 없는 이런 가스를 재액화시키는 데 사용되는 시스템이 리콘덴서다. LNG기지의 저압펌프와 고압펌프 사이에 설치되는데, 여기서 BOG를 리사이클링시켜 LNG로 만든 뒤 다시 탱크에 집어넣는 원리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췄다고 인정받고 있으며, 특히 선박에 많이 들어간다. 선주들은 까다롭기로 유명해 실적이 있거나 품질이 검증된 제품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원일티엔아이의 리콘덴서는 깐깐한 선주들에게도 단연 인기다.

미래 에너지인 수소저장합금, 장보고급 잠수함에 납품
㈜원일티엔아이의 대표 제품이자 효자 아이템인 천연가스 인수기지 분야의 핵심 장비 SCV.

원일티엔아이가 요즘 집중하고 있는 건 차세대 대체 에너지로 알려진 ‘수소’다. 8년간 국내외 유수한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와 특허출원을 거쳐 ‘수소저장합금’과 ‘수소실린더’의 개발을 완료했다. 2017년부터 국산 장보고급 잠수함에 고체수소 사용을 위한 수소저장합금과 수소실린더를 납품 중이다. 잠수함 2호선에는 납품을 완료했고, 3호선은 납품 중이며, 4호선은 계약을 앞두고 있다.

수소는 크게 기체, 액체, 고체로 나뉜다. 고체 수소 저장 방식은 기타 방식에 비해 안정적이다. 원일티엔아이가 개발한 수소저장합금은 이름처럼 수소 저장을 위한 합성 금속체다. 수소 저장용기인 실린더에 수소저장합금을 담은 뒤 여기에 기체수소를 주입하고 일정 압력 이상으로 압축시키거나, 온도를 내리면 수소원자가 수소저장합금에 저장되는 원리다. 내부 압력을 낮추거나 온도를 올리면 고체수소에서 기체수소가 방출된다. 장보고급 잠수함은 이렇듯 실린더에 충전된 수소와 연료전지를 통해 생산된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잠수함은 잠항을 통해 여러 작전을 펼치는 특수선이다. 자동차는 빠른 속도를 위해 무게를 줄여야 하지만, 잠수함은 일정 이상의 무게를 가져야 한다. 공격을 받는 순간에 있을 폭발 등의 위험도 고려해야 하는데, 무게가 무겁고 폭발하지 않는 고체수소는 이런 조건들을 모두 충족시킨다. 또한 고체수소는 사용 목적에 따라 고체에 달라붙은 수소를 기화시키는 압력인 ‘방출압’을 조절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원일티엔아이의 수소저장합금과 수소실린더는 방출되는 수소의 양을 적절하게 조정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무인잠수정에 들어가는 수소 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부가 가치 사업에 집중해 내실 다져
고체수소합금.

경영학 박사 학위를 지닌 이정빈 대표는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개발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한다. 경기도 김포에 자리한 1363.6m²(4500평) 규모의 공장에는 9명의 연구진을 갖춘 연구실이 있는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술 개발의 원천이 되는 곳이다. 최근에는 네덜란드 석유회사와 공동으로 ‘대기식 기화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바닷물을 이용한 ‘해수식 기화기’도 연구 중이다.

또한 문어발식 확장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중요시한다. 즉, 현재 독점적으로 높은 매출을 올리는 아이템의 레벨업에 열중하는 모양새다. 예를 들어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춘 SCV의 경우, 성능 강화와 소형화 등으로 품질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또한 세계 시장의 석권을 위해 중국을 비롯해 유럽과 미국에 공장을 구축하려고 계획 중이다.

특히 최근 주력 사업으로 밀고 있는 고체수소와 관련해서는 ‘HNS’라는 회사를 만들기도 했다. 이정빈 대표의 장남인 이승준 이사가 주축이 돼 수소 생산부터 전기까지 모듈화시키는 작업을 위해 다방면으로 뛰며 애쓰고 있다. 이승준 이사는 서강대에서 중국문화를 전공하고 한양대에서 플랜트엔지니어링 석사학위를 받은 후에, 미국 유엔씨 채플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INTERVIEW]
이정빈 대표 “청년들이여 좌절하지 마라, 실패의 연속이 성공을 낳는다”▼

매년 3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탄탄한 기업을 일구고 있는 이정빈 대표. 지호영 기자 f3young@donga.com


㈜원일티엔아이의 이정빈 대표는 에너지 기업의 대표답게 열정 가득한 모습이다. 회사 사훈이자 좌우명, 집안 가훈이 ‘합리적인 사고, 적극적인 행동, 미래 창조’다. 그는 “어릴 적 삽 위에 올라 콩콩 뛰는 놀이를 즐겼는데 어느 순간 보니 삽 모양에 스프링을 달아 ‘스카이 콩콩’이라는 제품으로 나왔더라”며 “이렇듯 ‘삽으로도 하늘 높이 뛸 수 없을까’라는 사고를 한 뒤 적극적인 행동을 해야 제품 개발이 이뤄지고 상품화 된다”고 강조했다.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 대표는 평소 ‘나눔’의 기쁨도 중요시해 기부 활동에도 열심이다. 두 아들이 결혼할 때 들어온 축의금을 모두 종로복지관과 보육원, 양로원, 불교방송 등에 기부했다. 숭문고 출신인 그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점심을 굶는 후배 학생들을 위해 밥값을 지원하기도 했다.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총 원우회장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마라톤 일화도 유명하다. 당시 교수들을 포함한 동창들에게 마라톤 참여를 독려했는데, 참여 조건이 1m당 100원을 내는 것이었다. 그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고 이렇게 모은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 그는 평소 힘든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보면 그때그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기부천사’다.

이 대표는 요즘 젊은 청년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청년들 대다수의 꿈이 ‘9급 공무원’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속이 많이 상한다고. 그는 “청년들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다”며 ‘좌절하지 마라, 실패의 연속이 성공을 낳는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실패해도 좌절하지 말고, 실패를 딛고 일어서 다시 걸어가면 성공의 길이 보인다는 의미일 터. 이 대표 역시 30년간 온갖 어려움과 고난을 이겨내며 회사를 일궜고, 이제는 매년 3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가진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중소기업#에너지 선도기업#원일티엔아이#이정빈 대표#도시가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