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규제 ‘6주의 법칙’…서울 첫 마이너스 지역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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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22일 0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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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구정) 명절을 앞두고 서울 집값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면서 앞으로 집값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 0.04%를 기록했다. 전주(0.07%)보다 절반가량 둔화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12·16 부동산대책 직전 0.20% 고점을 기록한 뒤 발표 1주일(12월 23일) 만에 반 토막(0.10%)이 났다. 그리고 4주 연속 둔화(0.20→0.10→0.08→0.07→0.04)하면서 보합권에 접어들었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4구(0.04%→0.01%)의 상승세 둔화 속도가 빨랐다. 서초구는 25개 자치구 중 가장 먼저 보합(0)을 기록해 지난해 6월 셋째 주 이후 30주 만에 상승세가 멈췄다. 강남구와 송파구 역시 보합에 가까운 0.01%에 그쳤다.

감정원 관계자는 “12·16대책 여파로 가격을 선도하던 주요 단지들이 대다수 관망세로 돌아섰고 인근 중저가 단지의 상승 여력도 둔화해 상승 폭이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명 ‘집값 규제 6주의 법칙’이 이번에도 통할지 주목하고 있다. 대책 발표 이후 한 달에서 6주 사이부터 규제 영향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돼 집값이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앞선 고강도 대책 중 하나인 9·13대책(2018년) 전후를 분석해, 규제 영향이 매도·매수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데 6주가량 걸리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보다 앞선 고강도 대책인 8·2대책(2017년) 때엔 발표 직후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0.33%→-0.03%)해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났으나, 이후 규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일정 ‘관망 기간’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12·16 대책도 9·13대책과 함께 고강도 규제로 평가받는 만큼 규제 영향이 비슷하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9·13대책 당시를 보면 규제가 발표되자 첫 주에 급매물이 나오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0.26%→0.10%)이 절반 이상 줄었고, 이후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나서면서 상승 폭은 소폭 둔화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매수 관망세가 장기화하자 대책의 영향을 실감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쏟아냈고, 6주 후인 11월 5일 보합(0)을 기록한 뒤 12일부터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 집값은 6월 중순까지 32주 연속 하락했다.

현재 12·16 대책의 영향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대책 전 고점(0.20%)을 찍었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은 대책 직후 강남권 재건축 급매물이 나오면서 절반(0.10%)으로 줄었다. 이후 집주인들은 대책의 영향을 파악하고 매수자들과 눈치싸움을 벌이면서 한동안 상승 폭이 소폭 둔화했다. 그러다가 매수 관망세가 길어지자 급매물이 늘어나면서 상승 폭 둔화가 더 빨라지는 분위기다.

지역 중개업계에 따르면 대책 초반엔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왔는데, 지난주부터는 일반 아파트에서도 수억원 값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서초구 대장주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 주택형(로열층 기준)은 직전 실거래가 대비 4억원 낮은 27억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전용 84㎡도 대책 전 21억원에 최고가 거래됐으나, 지난주부터 18억5000만~19억원대에 급매물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첫 번째 하락 지역 등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동산은 심리가 중요한 만큼 집값 마이너스(-) 지역이 등장하면 시장 위축이 더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아직 변동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곳은 없다. 하지만 강남권 둔화세가 빨라 먼저 보합권에 접어든 서초구(0), 송파구(0.01%), 강남구(0.01%) 등이 당장 이번 주 23일 발표되는 집값 통계에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이번 주에 마이너스 지역이 등장하고 전반적인 하락장 진입이 임박해지면 집주인들은 설 연휴 머릿속이 복잡해질 것”이라며 “대책이 발표된 지 6주째인 설 이후부터 규제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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