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영입 10호 ‘사법농단’ 폭로 이탄희…“사법개혁 완수”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19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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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저의 과업은 명확…공정한 사법시스템 만들어야"
"재야에서 사법개혁 필요성 위해 노력했지만 한계 느껴"
"재판부 불투명성 가장 문제…국민참여 개혁기구 필요성"
"사법농단 1호 재판서 무죄 판결 상황 보고 입당 마음 굳혀"
이해찬 "용단내려 사법개혁 찬성차원 우리 당 참여 환영"
영입인재 10명, 기자회견 후 당원 400여명과 토크콘서트
민주, 이수진 등 법관 출신 추가 영입 여부에 "확정 안돼"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의혹을 폭로한 이탄희(41) 전 판사를 총선 영입인재 10호로 발표했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전 판사 영입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전 판사는 2005년 사법연수원 34기 졸업 후 2008년 3월 판사로 임용됐다.

2017년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받았으나 법관들을 뒷조사한 ‘사법부 블랙리스트’와 법원 내 인권연구 단체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계획’ 문서들의 존재를 알게 되자 사직서를 제출하며 사법농단에 저항했다.

사직서는 반려됐지만 이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으로 이어지며 사법개혁의 도화선이 됐다.

이후 법원 내 사법농단 은폐세력에 맞서 전국법관대표회의 준비 모임을 만들었고,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자 법원에 사직서를 내고 사회로 나와서도 사법개혁을 위한 신념을 이어갔다.

현재 이 전 판사는 대형 로펌을 거부하고 소송 수임료 없이 후원금으로만 운영되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사법개혁은 물론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 인권 보호를 위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 전 판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간 재야에서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한계를 느꼈다”며 “지금으로서는 제도권에 다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민주당과 함께 현실정치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과업은 명확하다. 나와 내 가족, 우리 이웃사람들, 이 평범한 우리 대부분을 위한 사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에서 가장 억울하게 몰리는 그 순간에 믿고 판단을 맡길 수 있는 공정한 사법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판사는 이와 관련 “사법 신뢰 회복을 위해 당장 두 가지가 필요하다. ‘비위 법관 탄핵’, ‘개방적 사법개혁 기구 설치’”라며 “이를 바탕으로 40년도 더 된 폐쇄적이고 제왕적인 대법원장 체제를 투명하게 바꿔나가는 사법개혁의 대장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재판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불투명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재판 절차가 다른 나라에 비해 굉장히 불투명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제도 개혁이 재판을 받는 수요자들을 위해 이뤄질 수 있도록 국민이 참여하는 사법개혁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입당 계기와 관련해서는 “‘21대 국회에서 사법개혁을 민주당의 핵심과제로 삼아주시겠느냐’는 저의 요청에 대해 흔쾌히 응낙하시는 당 지도부의 모습에 마음이 더 움직였다”며 “사법농단 1호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나는 상황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다.

사법농단 의혹을 직간접적으로 고발했던 전현직 판사들이 여당을 중심으로 입당하는 것을 놓고 일각에서 ‘정치적 중립성’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제가 스스로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책임이 주어졌을 때 피하는 것이 옳은가 해서 정치에 참여하게 됐다”며 “법원 개혁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지역구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그런 말씀을 드리기는 좀 이른 것 같고 당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 전 판사는 그러면서 “변화는 구심점과 지지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300분의 1을 바꾸고, 국민이 그걸 아껴주시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함부로 취급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의 변화는 그렇게 시작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인재영입위원장인 이해찬 대표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사법이나 검찰 쪽을 개혁하지 않아서 옛날 그대로 내려오는 관습을 가지고 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이 전 판사가 아주 용단을 내려 사법개혁 찬성 차원에서 우리 당에 참여하는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영입 4호’인 소병철 전 고검장도 “저와 이 변호사는 검찰과 법원에서 각자 나름대로 우리 사회를 정의로운 사회로 만든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해왔다”며 “앞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뒷받침하는 정의로운 법과 제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전 판사 영입 기자회견 직후 이 전 판사를 비롯한 10명의 영입 인재와 당원 400여명이 함께 하는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영입 1호’ 척수장애인 최혜영 교수와 ‘이남자’ 원종건 씨,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주 전 대장, 소 전 고검장, 청년소방관 오영환 씨, 변호사 출신의 스타트업 홍정민 대표, 카카오뱅크 이용우 대표, 환경전문변호사 이소영 씨, 이코노미스트 최지은 박사 등이 참석했다.

한편 사법농단 의혹을 폭로했던 이수진 전 판사 등 법관 출신 인사 추가 영입과 관련해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1호 영입 인재는 남자”라며 “영입인재 발표는 다음달 10일 전후까지 발표할 예정이며 (1호부터 마지막까지 모두) 대략 20명 정도다. 대체로 청년 전문가들이고, 청년을 넘어섰지만 각 분야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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