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 선 안철수…보수통합 주도냐, 어게인 국민의당이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뉴스1 DB)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19일 오후 1년 4개월여 만에 귀국한다. 4·15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야권발 정계개편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대선주자급인 안 전 대표가 정계 복귀를 하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안 전 대표 최근 저서 출간에 앞서 편지 형식의 메시지를 통해 “낡은 정치 바이러스”를 잡겠다고 하는 등 기득권 거대 양당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안 전 대표의 귀국 일성 역시 이런 맥락의 연장선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선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 안철수계를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안철수계 의원 7명 중 권은희(재선·광산을)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비례대표인 만큼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안철수계 비례대표 6명에 대한 출당 조치를 안 할 경우 의원직 상실로 인해 권 의원 한 명 뿐인 초미니정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안팎에서는 안 전 대표가 복귀해 당을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안 전 대표의 귀국 소식이 이어진 이후 기존에 당권파로 분류된 주승용·김관영 최고위원은 손학규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에 불참하는 등 손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을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 복귀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만큼 당분간 당적은 유지하지만, 당무에 복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총선을 위해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만 밝히고 있을 뿐 대표직 사퇴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어 안 전 대표의 바른미래당 복귀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뉴스1 DB)

앞서 손 대표는 안 전 대표의 귀국과 관련 “중도개혁 통합과 바른미래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함께 흉금을 터놓고 논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는 등 안 전 대표와 복귀와 관련 아직 공식적인 논의가 없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보수시민단체가 주도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합류해 자유한국당 등과 ‘정권 심판론’에 참여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안 전 대표는 2016년 총선과 중도좌파 세력의 지지를 끌어내며 호남에서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켰던 만큼 야권통합에 맞닿아 있는 혁통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도 최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가치나 비전에 대한 최소한의 논의도 없는 ‘묻지 마 통합’은 아니”라며 안 전 의원의 혁통위 동참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에 안 전 대표는 당분간 개인 일정을 소화하며 정치권 주요 인사들과 접촉한 후 향후 자신의 행보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3개월가량 앞두고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 전 대표의 결심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안 전 대표는 귀국 다음 날인 20일 서울 동작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광주에 위치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다. 정계 복귀를 선언한 이후 기자들과의 메시지 방까지 만드는 등 안 전 대표 측은 정계 복귀를 위한 밑 작업을 하고 있다.

대선 주자급인 안 전 대표가 총선이 임박해 귀국을 한 것은 결국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대선 등 향후 행보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원외보다는 원내 진입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가 만약 총선 출마를 결심한다면 전 지역구인이 서울 노원병 혹은 고향은 부산 출마가 예상된다.

특히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넣으면 통과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은 안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군소정당의 국회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안 전 대표가 창당 혹은 기존 정당 합류해 비례대표로 정계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최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안 전 의원이 비례가 됐든, 지역구가 됐든 선거에는 출마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안 전 대표가 지휘봉을 잡고 앞서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조만간 고향인 부산을 방문한 후 장인어른의 묘소가 있는 여수를 찾을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