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두진 “개인에 매각 공원, 서울시 재매입… 이젠 본업 충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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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여 걸친 캠페인 끝 ‘동네공원’ 지킨 건축가 황두진

건축가 황두진 씨(57·황두진건축사사무소 대표·사진)에겐 ‘재주 많으면 몸이 고달프다’는 말이 어울린다. 그는 요즘 공동주택, 호텔, 오피스빌딩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며 틈틈이 자작곡 녹음과 역사소설 구상도 한다. 그런 그의 지난 3년간 최우선 과제는 ‘동네공원 지키기’였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사무소 앞 공원이 2016년 개인에게 매각됐다는 소식을 듣고 주민들과 공원 지키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길고 고단했던 과정 끝에 지난해 서울시가 다시 부지를 매입해 공원을 유지시켰다. 비로소 본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7월 ‘공원일몰제’(20년간 공원 부지 미집행 시 공원 지정을 취소하는 것) 시행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주요 공원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도 은연중 영향을 미쳤다. 공원 지정 취소 예상지 364km² 중 약 300km²가 공원 기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유가 날 때마다 그는 자주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공원에 나가 쓰레기를 치운다. “환경미화 봉사자로 봤는지 쓰레기를 주고 가는 행인도 있다. 불쾌하지 않다. 지역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공간인 공원을 보살피는 건 근처에 사는 건축가가 응당 할 일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황두진#공원일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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