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은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검찰 인사권을 존중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짐은 곧 국가라는 봉건 의식이 머릿속에 잔뜩 들어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부당한 인사 보복성 인사도 존중하라는 것이냐”며 “그런 인사권 행사는 명백한 권한남용으로 존중이 아닌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은 친문(親문재인) 비리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총장을 직접 비난하기도 했다”며 “정말 대통령으로서 할 말인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국민 대통합을 말 할 준비가 전혀 안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아직도 조국을 감싸고 있다”며 “도대체 무슨 관계이기에 이토록 조국을 비호하느냐”고 덧붙였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살아있는 권력 범죄를 수사해 온 검찰을 모조리 숙청해놓고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며 “‘짐은 곧 국가다’라는 봉건 의식이 문 대통령의 머릿속에 잔뜩 들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검찰 대학살 인사는 명백한 수사 방해로 미국 같으면 사법 방해 혐의로 즉각 형사고발 당했을, 반민주적 행위”라며 “이런 인사권 남용이 재발하지 않도록 형법에 사법 방해 조항을 신설하는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조국 사태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은 국민 대부분의 생각에서 동떨어진 것이었고, 자화자찬이거나 진영논리에 빠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혹평했다.
손 대표는 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마음의 빚이 있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조 전 장관을 옹호할 뿐 아니라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것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공동대표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단-주요당직자 확대연석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인사권은 대통령 자신과 장관에 있었다고 했다. 이는 지난 8일에 자행된 검찰 숙청을 정당화한 발언”이라며 “하지만 2012년 문 대통령은 대통령과 청와대가 검찰 인사에 관여하는 악습을 뜯어고치겠다는 말을 했다. 본인 발언을 벌써 잊으셨냐”고 비판했다.
하 대표는 “이번에 (검찰 인사에서) 한직으로 쫓아낸 사람들은 문 대통령 자신이 임명한 사람들”이라며 “자신이 임명한 간부를 숙청한 것이 무슨 대단한 검찰 개혁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궤변이자 자기 우롱”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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