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박판에서만 이겨” 비아냥에 동료 택시기사 살해한 60대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15일 0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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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박판에서 이긴다는 말을 듣고 격분해 동료 택시기사를 살해한 60대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균용)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모씨(64)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15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택시기사이던 임씨는 2016년부터 도박장에서 자금을 대주며 약 10%의 수수료를 제하고 빌려주는 ‘꽁지’ 역할을 하며 지내던 중 택시기사 A씨와 알게됐다. 조사결과, 임씨는 평소 돈을 잘 갚지 않던 A씨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었다.

임씨는 지난해 7월3일 오후 7시께부터 다음 날 오전6시께까지 인천 서구 모 주차장 내 컨테이너에서 도박을 했지만 130만원을 잃고 말았다. A씨는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판돈이 큰 판은 하지도 못하고 매번 작은 판만한다” “삥발이(판돈이 작은 도박판을 가리키는 은어) 체질이다”고 말했다.

이에 격분한 임씨는 A씨를 도박장 밖으로 부른 후 21cm 길이의 흉기를 꺼내 보여줬다. 놀란 A씨는 도망간 뒤 각목을 들고 와 임씨에게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에게 각목을 맞고 흥분한 임씨는 피해자의 얼굴을 수차례 찌른 혐의를 받는다. A씨가 도박장 안으로 피신하자 뒤쫓아가 목과 얼굴을 수차례 찔렀으며,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A씨는 사망했다.

1심은 “피고인은 피해자가 도박장 안으로 도망가고, 이후 관리인이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찔러 죽음에 이르게 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사소한 문제로 다툼이 생겼음에도 원만하게 해결하지 않고,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해자 유족의 슬픔이 극심하고, 피고인은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피고인은 두 차례 폭력범죄로 처벌받은 것을 포함해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착명령 청구 및 보호관찰명령 청구에 대해서는 Δ재범위험성 평가점수가 중간 수준인 점 Δ정신병질자 선별도구 점수가 중간 수준인 점 Δ음주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으나 음주습벽이 없다고 보이는 점을 들어 기각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임씨는 항소했고,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넘어왔다.

임씨는 “평소 관계가 좋지 않은 중에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며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형이 무겁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1심이 옳다고 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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