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 통과 후…윤석열 “우리도 바꿀 것은 바꿔야”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14일 2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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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14일 후배검사들에 강연
"검찰 자원으로 헌법 정신 지켜야"
"검사는 형사사법을 이끄는 리더"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은 후배 검사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우리도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이 인사청문회 당시부터 밝힌 ‘국회 결정을 존중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이미 법안이 통과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14일 오전 충북 진천군에 위치한 법무연수원에서 부장검사 승진 대상인 사법연수원 34기 검사들을 대상으로 ‘신임 부장검사 리더십 과정’을 강연했다. 윤 총장의 이날 강연은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이 전날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 첫 공식 일정이라 주목받았다.

이날 참석한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윤 총장은 강연에서 “향후 형사사법 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대검찰청도 후속 조치를 당장 오늘부터 준비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구성 요건만이 아니라 가벌성을 따지고, 공적 자원을 투입해서 해야 할 일인지도 따져봐 형사 문제로 해결할 일이 아닌 것은 비형사화 하는 등 우리도 바꿀 것은 많이 바꿔야 한다”며 “헌법 정신은 국민이 모두 동의하는 국가 핵심 가치 체계인 만큼 이것을 지켜내는 데 검찰 자원을 써야 한다”고 강연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부서장이 되면 일을 골고루 안배하는 데도 관심을 갖고 챙겨주길 바란다”면서 “호흡을 길게 하며 검사의 본질적 권한과 책무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서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윤 총장은 “형사사법 시스템의 변화에 따라 검사의 본질에 깊이 성찰해야 할 시기가 됐다”면서 “수사와 소추, 형사사법 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검사의 역할이고, 검사는 형사사법 절차를 끌고 나가는 리더다”라고 검사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윤 총장은 ‘공직자가 맡은 바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국회 결정을 존중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윤 총장이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 등에서 밝힌 입장과 같다.

당시 윤 총장은 ‘수사권 조정에 관한 최종 결정은 국민과 국회의 권한이고, 공직자로서 국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형사법집행에 관한 검찰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에 충실한 의견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지난 2020년 신년사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되풀이했고, 검찰은 전날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 통과 직후에도 윤 총장의 입장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전했다.

한편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 통과 후 이날에만 현직 검사 3명이 사임 의사를 전했다. 대검찰청에서 근무하며 수사권 조정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형사부 검사의 얘기를 다룬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이기도 한 김웅(50·29기) 법무연수원 교수는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고 사의를 밝혔다.

또 상상인저축은행을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 김종오(51·30기) 부장검사와 ‘의사 출신 2호 검사’ 송한섭(40·39기) 서울서부지검 검사도 사의를 표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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