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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발리볼] 대표선수들 항공좌석 확보전쟁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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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발리볼] 대표선수들 항공좌석 확보전쟁 스토리

김종건 기자 입력 2020-01-14 13:18수정 2020-01-1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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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FIVB홈페이지

올림픽 아시아대륙 최종예선을 마친 남녀 대표팀 선수들이 13일 귀국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치열한 전쟁을 치른 선수들은 인천 영종도 국제공항에 도작하자마자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일시중단 상태였던 V리그가 14일부터 벌어지기에 선수들은 회포를 풀 시간도 없이 헤어져야 했다. 팬들은 최소한 대표선수들에게 며칠간의 휴식을 주길 원하지만 당장의 경기와 승리가 급한 팀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주전선수들이 대표팀에 4명이나 차출된 뒤 치른 2경기에서 모두 졌던 대한항공의 선택이 궁금하다.

14일 V리그는 흥국생명-IBK기업은행, 한국전력-대한항공 경기가 각각 인천 수원에서 오후 7시에 열린다. 대표선수들의 출전여부는 감독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이미 흥국생명 이재영은 “경기에 출전하겠다”고 먼저 밝혔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예선전이 벌어지기 전부터 14일 경기를 고민했다. “재영이 성격에 분명히 뛴다고 할 텐데 팀의 입장에서라면 출전하는 것이 좋지만 몸 상태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IBK기업은행 김우재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우리로서는 1승이 급해 출국 전에 희진이에게 14일 출전할 수 있겠냐고 한 번 물어봤다. 희진이가 비즈니스 좌석만 해주면 뛴다고 해서 열심히 좌석을 구했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이것은 김희진의 종아리 이상이 심하지 않았던 때의 얘기다. 지금은 출전의사를 다시 확인해봐야 한다.

여자대표선수들이 방콕으로 떠날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하필이면 귀국행 항공기에는 비즈니스 좌석이 많지 않았다. 문제였다. 각 구단은 이 좌석을 놓고 경기 못지않은 치열한 경쟁을 했다. 우리 선수에게 좋은 좌석을 주느냐 마느냐의 여부는 구단의 능력을 보여주는 자존심의 상징이었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구단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선수들에게 최대한 편한 좌석을 주려고 했다. 다행히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 현대건설 GS칼텍스 등은 천신만고 끝에 이 좌석을 구했다.


대한배구협회가 선수들에게 제공한 티켓은 단체용 이코노믹 좌석이었다.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 등은 이 티켓을 취소하고 위약금을 낸 뒤 왕복행 비지니스클래스 티켓을 구입했다. 선수 1인당 추가로 190만원이 들어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당초 대한항공을 이용해 남녀 대표선수들을 출국시키려고 했다. 이 경우 모든 선수단에게 비지니즈 좌석을 제공하는 방법을 항공사 차원에서 만들 수 있기에 협회의 연락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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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협회는 KOVO의 기대와는 달리 다른 항공사의 티켓을 끊으려고 했다. 그나마 남자대표팀은 대한항공 선수들이 많다보니 사전에 이 사실을 알고 대한항공으로 바꿨지만 여자는 아니었다. 방콕에 도착해서 이동하는 것까지 감안한다면 다른 항공사 편이 더 편리하다고 협회는 판단했던 모양이다.

평소대로 배구협회가 산 티켓은 일정변경 등이 되지 않는 최저가였다. 이 바람에 각 구단은 정상가로 구입하는 비용 이상의 돈을 써가며 좌석을 업그레이드 시켜서 선수들을 편하게 이동시켰다.

흥국생명은 김해란 이재영 이주아 뿐만 아니라 더 챙겨야 할 대표선수가 있었다. 바로 루시아 프레스코였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차출돼 남미예선전에 참가했던 루시아는 올림픽 본선진출권을 따낸 뒤 12일 귀국했다. IBK기업은행은 루시아의 14일 경기 출전여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흥국생명은 2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오는 루시아의 컨디션 회복여부가 중요했기에 귀국행 비행기 좌석을 비즈니스로 끊어줬다. 이 비용만 800만원이 넘었다. 이코노믹 좌석을 타고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합류했던 루시아는 사실 이번 장거리여행을 부담스러워 했다. 그런 루시아를 위해 흥국생명이 먼저 “좋은 좌석으로 업그레이드해서 돌아와라. 돈은 우리가 내겠다”고 하자 너무 좋아했다. 12일 귀국한 루시아가 가장 먼저 한 말은 “비즈니즈 좌석에 감동받았다. 우리나라 배구협회도 못해준 것을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였다. 역시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는 말은 맞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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