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사운드 만들자”… 300여개 음성요소 실전연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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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LA 오디오랩 가보니
방 안 전체 유리섬유 흡음재로 채워 순수한 음향 자체만 측정해 개선
타사 제품과 ‘블라인드 청음’ 경쟁도
박사-뮤지션 등 전문가 20여명 포진… ‘삼성 사운드 기술의 산실’로 불려

삼성전자 오디오랩(음향연구소)의 무향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오디오랩(음향연구소)의 무향실. 삼성전자 제공
마치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집 같아 보였다. 방 안 전체가 뿔 모양의 노란색 유리로 된 섬유 흡음재로 가득 찬 방이었다.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교외의 발렌시아에 자리 잡고 있는 삼성전자 오디오랩(음향연구소)의 무향실 풍경이다.

이 방은 벽이 소리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해 순수한 음향만 측정할 수 있도록 만든 최첨단 무향실. 스위치를 누르자 방 안에 덩그러니 놓인 TV가 360도로 회전했고, 방 곳곳에 장착된 마이크 17개가 TV의 300여 개의 음성 요소를 측정했다. 삼성전자 오디오랩 관계자는 “삼성의 가전의 사운드는 이 같은 최첨단 오디오랩 시설 덕분”이라고 말했다. ‘삼성 사운드 기술의 산실’인 오디오랩은 약 1600m²(484평) 규모의 공간에 무향실, 청음실 등 응용연구실을 갖추고 있다. 박사급 4명을 포함해 세계 최고 수준의 오디오 전문가 20여 명도 포진하고 있다. 특히 8명은 현재 밴드 활동을 하는 뮤지션이다.

삼성의 주요 핵심 연구소들은 샌프란시스코 인근 실리콘밸리에 몰려 있지만 2013년 설립된 오디오랩은 할리우드로 상징되는 문화산업의 중심지인 이곳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둥지를 틀었다.

오디오랩의 수장인 런 드벤티어 상무는 “세계 최고의 인력과 설비가 갖춰져 있다”며 “삼성의 사운드는 음향전문 기업 하만 인수 전부터 이미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디오랩에는 삼성과 경쟁사 제품의 사운드를 비교할 수 있는 블라인드 청음실이 있다. 제품을 가린 채 소리를 듣고 냉정하게 음향을 평가하는 공간이다. 제품이 걸려 있는 벽이 회전해서, 정확히 같은 위치에서 제품을 비교 평가할 수 있게 꾸며졌다. 실제 이날 삼성과 경쟁사 제품에 대한 기자단 평가가 이뤄졌는데 10명 중 7명이 “삼성 제품이 더 좋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디오랩에서 개발된 최첨단 음향 기술들은 삼성전자의 TV와 사운드바 신제품들에 탑재됐다. 특히 ‘OTS+(Object Tracking Sound Plus)’ 기술은 영상 속 움직이는 사물을 인공지능(AI)으로 인식해 TV에 탑재된 스피커들이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돼 주목받았다.

발렌시아=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삼성 오디오랩#사운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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