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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행정정보 공개’ 청구한 시민단체에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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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행정정보 공개’ 청구한 시민단체에 압력”

강성명 기자 입력 2020-01-14 03:00수정 2020-0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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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오페라하우스 관련… 기재부에 행정정보 공개 요청
공무원 2명이 청구 취하 압박”
기재부는 공개 일정 미룬 상태
시민단체 출신 부산시 공무원들이 한 시민단체 회원에게 정보공개 청구를 취하해 달라며 압박한 문제의 정보공개청구 대상인 부산 오페라하우스 조감도. 동아일보DB
부산시가 행정정보 공개를 청구한 시민단체 회원을 회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시민단체 출신의 공무원들이 앞장서 그를 압박한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의정·예산감시팀장으로 일하던 안일규 씨는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24일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부산 오페라하우스 관련 행정정보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며칠 뒤 부산시 공무원 2명으로부터 이를 취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안 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부산시청에서 최수영 사회통합과장과 이훈전 시민사회비서관을 만났다. 최 과장은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을 하다 2018년 9월에, 이 비서관은 안 씨가 속한 부산경실련에서 사무처장을 하다 지난해 1월 개방형 공모를 거쳐 각각 부산시에 영입됐다. 안 씨는 “시민단체 선배들인데 부산시가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위해 부산항만공사로부터 500억 원을 받는 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취지를 설명하며 청구를 취하해 달라고 하기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안 씨는 두 달 전 정보 공개 사이트를 통해 ‘해양수산부가 기재부에 제출한 북항재개발사업계획변경안과 그에 따라 기재부가 해수부에 통보한 공문 등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날 부산시에도 오페라하우스 관련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안 씨는 “면담 뒤에도 전화와 문자를 수차례 받았다”며 일부 문자를 취재진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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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안 씨는 이들 공무원이 부산시가 아닌 기재부에 요청한 내용을 놓고 자신을 압박한 사실에 분노했다.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접수 기관이 청구인의 신상과 청구 내용을 다른 기관과 공유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다른 기관과 공유하려면 청구인에게 법정서식인 문서로 해당 사실을 통지해야 한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 씨는 “잠시 고민했지만 국민의 정당한 알권리를 방해받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 취하하지 않았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고 처벌하기 위해 기재부, 부산시 담당 공무원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안 씨 요청에 8일까지 답변해야 하지만 ‘일시적인 업무 과다로 정보 공개 기한을 22일까지 연장한다’고 통보한 상태다. 시 공무원들이 기재부로부터 압박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기재부 관계자는 “부산시에는 이와 관련한 어떠한 요청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최 과장에게 진위를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 비서관은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부산 북항재개발단지에 들어설 오페라하우스는 총 건립 예산이 2500억 원에 이른다. 이 사업은 2008년 롯데그룹이 부산시에 1000억 원을 기부하기로 약속하면서 시작됐다. 추가 재원 조달 문제로 지지부진하다 해수부 산하 부산항만공사로부터 800억 원을 지원받기로 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공사가 기재부에 500억 원만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시의 부실 행정에 비판이 일었다. 더욱이 이마저도 승인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사업이 좌초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안 씨는 이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행정정보 공개#부산 오페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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