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이어 설차례상 비용까지 상승…“자고나면 오르는데 저물가?”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13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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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커피 등 줄줄이 인상...후순위 업체들도 올릴 가능성 높아
올해 설 차례상 비용 전년대비 1.4% 상승한 24만9823원 예상
소비자물가지수에 식료품 가중치 낮아...지표와 체감 격차 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연초까지 식음료 등의 가격이 오른데 이어 설 차례 비용까지 상승할 전망이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서울 25개 구에서 90곳의 제수 25개 품목에 대해 가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설 차례상 장보기 비용은 평균 24만9823원으로, 지난해보다 1.4% 상승했다. 채널별로는 전통시장,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전체 유통채널에서의 설제수용품 구입 비용이 모두 상승했고, 품목별로는 25개 중 17개 품목이 가격이 올랐다.

라면, 햄버거, 콜라, 커피 등 먹거리 가격도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1위업체들이 가격을 올렸고 원가 인상 압박은 후순위 업체들도 마찬가지여서 가격 인상 도미노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농심은 지난해 12월 말 ‘둥지냉면’과 ‘생생우동’ 출고가를 각각 12.1%와 9.9% 올렸다. 롯데리아도 햄버거와 디저트류 등 26종의 가격을 올렸고 버거킹도 27종 가격을 평균 2.5% 올렸다. 한국코카콜라도 11개 품목 출고가를 평균 5.8%, 엔제리너스도 29종의 판매가를 인상했다.13일에는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이 사라다빵, 완전초코바나나빽스치노 등 4개 품목 소비자 판매가를 500~700원 올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식음료 가격 등이 일제히 오르는 등 생활 물가지수는 지속 상승하고 있어 물가 괴리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매달 발표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년 동월대비 ▲8월 2% ▲9월 1.6% ▲10월 2% ▲11월 1% 등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장바구니 체감물가는 그대로 생활물가지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지난해 7월 104.40(2015년 100기준)이었던 생활물가지수도 같은해 12월에는 105.51로 상승했다. 10월에는 최고치인 105.96를 찍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6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0.4%를 기록했다.

이 같은 괴리는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에 식료품의 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낮아 지표 물가와 체감 물가 간의 간극이 벌어진 것이다.

또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가격이 오르는 제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와는 격차가 난다. 또 소비자물가에는 냉장고, 자동차 등 개별가정에서 매년 사지 않는 상품의 가격 변동이 반영되는데다 개별가정에서는 각 상황에 맞춰 전월세, 휘발유 등을 선택적으로 소비하지만 이들의 소비자물가에는 이들의 전체 가격 변동이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장바구니 물가는 계속 올라가고 있어 저물가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A씨는 “지난해말부터 자고 나면 식음료 가격이 올라 있어 설 차례상 준비가 벌써부터 걱정”이라면서 “늘 구매하는 제품 가격이 오르니 물가가 낮아지고 있다는 정부의 통계발표가 잘못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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