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안재홍 “북극곰 연기, 기린까지 속더라고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1월 13일 06시 57분


안재홍은 영화 ‘해치지 않아’ 촬영을 위해 10kg 무게의 북극곰 탈을 쓰고 연기했다. 힘에 부친 일이었지만 “인물에 집중하며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이 캐릭터가 사는 길이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안재홍은 영화 ‘해치지 않아’ 촬영을 위해 10kg 무게의 북극곰 탈을 쓰고 연기했다. 힘에 부친 일이었지만 “인물에 집중하며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이 캐릭터가 사는 길이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 코미디 영화 ‘해치지 않아’ 15일 개봉…주연배우로 열연한 안재홍

곰의 목부분 구멍 통해 밖을 보면서 연기
동물 계정 팔로하며 열심히 곰처럼 행동
제가 언제 또 북극곰을 해보겠어요 하하!

배우 안재홍(34)을 설명할 때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여름 방송한 드라마를 통해 그는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빼앗았다. 2009년 단편영화 ‘구경’으로 데뷔해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등 꾸준히 연기활동을 해왔지만 여성 팬을 ‘심쿵’하게 만든 건 처음이다.

코미디 영화 ‘해치지 않아’(감독 손재곤·제작 어바웃필름) 개봉을 앞두고 7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안재홍에게 ‘주변의 달라진 시선’을 체감하는지 물었다. 그는 “잘 모르겠다”며 선을 그었다. 정말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묘한 미소로 “인기가 있다면 그건 작품의 공”이라는 설명을 굳이 곁들였다.

어쨌든 안재홍을 향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15일 ‘해치지 않아’가 개봉한다. 영화를 위해 체중 10kg을 감량해 훈훈한 매력까지 뽐내는 그는 북극곰의 탈을 쓴 변호사로 나선다. 영화는 경영난에 허덕이는 동물원을 어떻게라도 되살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동물원 회생 미션을 받은 변호사 태수(안재홍)는 동물원 직원들을 설득해 동물 탈을 쓰고 흉내를 내자는 아이디어를 낸다. 반신반의하던 이들은 작전에 동참해 각각 사자(강소라), 기린(박영규), 나무늘보(전여빈), 고릴라(김성오)가 된다.

영화 ‘해치지 않아’ 스틸 컷.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뮤비웍스
영화 ‘해치지 않아’ 스틸 컷.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뮤비웍스

“제가 언제 또 북극곰을 해보겠어요. (강)소라도 그러더라고요. 언제 사자를 연기해보겠느냐고. 하하! 북극곰은 친숙한 동물이잖아요. 그 옛날 밀가루와 콜라 광고모델이고요. 이번 영화를 계기로 우연히 마주치는 북극곰 인형도 그냥 지나치지 못해서 사이즈별로 사서 집에 모아놨죠.”

워낙 동물을 좋아해 SNS로도 동물 계정을 팔로하는 안재홍은 촬영 전 북극곰의 행동을 관찰해 몸에 익혔다. 감량 몸무게와 똑같은 10kg 무게의 북극곰 탈을 뒤집어써야 했다. 하지만 탈을 쓰고 연기한다고 쉬엄쉬엄 할 수는 없었다. 북극곰의 몸집이 거대해 탈에 들어가면 안재홍의 눈은 곰의 목 부분에 닿았다. 때문에 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그 틈으로 밖을 보면서 연기해야 했다. 곰의 머리 부분은 자신의 머리 위에 짊어졌다.

“탈이 정말 디테일했어요. 기린 방사장에서 촬영할 때인데, 진짜 기린이 촬영용 탈을 보고 반갑게 반응하더라고요. 진짜 기린까지 깜빡 속인, 완성도 높은 탈입니다. 하하!”

배우 안재홍.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배우 안재홍.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해치지 않아’는 동물원 직원들의 황당한 작전을 그린 코미디이지만, 한편으론 안재홍이 맡은 태수가 냉정한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 벌이는 분투기이기도 하다. 그는 대중에 이름을 알린 영화 ‘족구왕’을 시작으로 2030세대의 현실과 성장을 다양한 방식으로 연기해왔다.

“‘족구왕’은 청춘영화가 아니라 ‘스포츠 캠퍼스 장르’인데도 ‘청춘을 대변한다’는 평가를 자주 들었어요.(웃음) 같은 세대의 모습을 표현하겠다는 각오는 아니지만, 제가 맡은 인물에 집중하면서 솔직하게 표현할수록 그런 평가가 뒤따르더라고요. ‘해치지 않아’도 마찬가지이고요. 제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 그게 제가 맡은 캐릭터가 사는 길 같아요.”

안재홍은 2월 새 영화 ‘사냥의 시간’으로 다시 관객을 만난다. 지난해 쉼 없이 내달린 결과물을 하나 둘씩 공개한다. 이어 단편영화도 연출할 계획이다. ‘열아홉, 연주’ 등 단편영화 연출 경험을 가진 그는 “연기하는 제게 연출은 큰 자극이 되는 일”이라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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