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줄어 마지막 졸업식…서울· 6대 광역시 ‘도심 폐교’ 현상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2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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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린 서울 강서구 염강초교 졸업식에서 가운과 모자를 쓴 6학년 학생들이 졸업장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해 염강초교는 서울의 공립초교 가운데 처음으로 올 3월 문을 닫는다. 그래서 이날 마지막 졸업식에는 ‘조금 먼저 온 미래’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0일 열린 서울 강서구 염강초교 졸업식에서 가운과 모자를 쓴 6학년 학생들이 졸업장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해 염강초교는 서울의 공립초교 가운데 처음으로 올 3월 문을 닫는다. 그래서 이날 마지막 졸업식에는 ‘조금 먼저 온 미래’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올 3월 폐교 예정인 서울 강서구 염강초교에서 10일 마지막 졸업식이 열린 가운데 학생 수 감소에 따른 ‘도심 폐교’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됐다.

12일 교육부 지방교육재정알리미에 따르면 1982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서울과 6대 광역시에서 문을 닫은 초중고교는 총 182곳이다.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인구가 밀집한 곳이지만 같은 기간 경기도(166곳)보다 폐교 수가 많았다.

도시별로 보면 인천에서 57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7대 도시 가운데 가장 많았다. 다만 인천은 강화 등 도서지역 학교가 포함됐다. 교육계에서는 부산(41곳)을 중심으로 도심 폐교가 많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부산은 2019년 한 해에만 초중고교 5곳이 문을 닫았다. 5곳 모두 영도구 동삼중, 남구 연포초 등 부산 원도심에 속한 학교들이다.

부산에선 올해도 동구 금성중, 해운대구 운송중 등 중고교 4곳이 문을 닫는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부산의 초중학교 중 전교생이 100명에 미치지 못하는 학교가 37곳이다. 당분간 폐교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도심 내 학교가 문을 닫는 가장 큰 요인으로 도심 인구가 외곽으로 빠지는 ‘공동화 현상’이 꼽혀 왔다”며 “부산이 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던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부산 다음으로는 대구(35곳)의 폐교 수가 많았다. 이어 울산(25곳), 광주(15곳), 대전(8곳) 등의 순이다. 무엇보다 서울에서도 초중고 폐교가 나오면서 이제 도심 폐교가 예외 없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정 도시 내 인구 불균형 문제가 아니라 학령인구의 전반적 감소로 인한 폐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탓이다.

서울의 첫 폐교는 2018년 사립학교인 은평구 은혜초교가 처음이었다. 여기에 공립학교인 염강초교와 공진중학교가 올해 추가된 것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마포구 창천초 역시 9월 창천중과 통합한다. 2019년 7만8118명이던 서울의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는 올해 7만1356명으로 6762명이나 줄었다. 한 해 만에 입학생이 8.7%나 감소한 것이다. 서울의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 수는 2015년 이후 매년 7만7000명 안팎을 유지했지만 올해 ‘쇼크’ 수준까지 줄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근 국내 출생아 수 감소가 지나치게 가파르기 때문에 향후 도심지역 등 폐교 증가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며 “교육 부문에서는 학생 수의 감소를 계기로 우리 교육체계를 4차 산업혁명 등 미래사회 위주로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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