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앞둔 ‘안철수의 생각’ 뭘까…‘당 재건’ ‘보수통합’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12일 1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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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당원 메시지, 손학규과 안철수계 바뀐 기류…당 복귀?
손 대표 체제에서 운신 폭 좁아 신당 창당 가능성 여전
조선일보 인터뷰, 박형준 러브콜 등 보수통합 기대감도
새보수 "중간당인지 야당인지 분명히해야" 진통 예상

안철수 전 대표가 설 전에 귀국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치권에선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해 당을 재건할 것이란 전망부터 보수통합에 전격 합류할 것이란 분석까지 다양한 추론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앞서 귀국과 정계 복귀 의지를 밝힌 안 전 대표는 오는 22일 신간 ‘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 출간을 예고했다.

그는 신간 소개를 통해 유럽에서 깨달은 경험을 바탕으로 ‘행복한 국민, 공정한 사회, 일하는 정치’란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전면적인 국가혁신과 사회통합, 정치개혁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부강을 위한 것이 아닌 국민행복을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를 국내 정치 현실에서 어떻게 풀어갈지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야권에서는 그의 행보를 두고 시나리오가 무성하다.

그 중 하나가 그가 당적을 두고 있는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바른미래당에는 비당권파 의원들이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으로 탈당하고 호남계가 주축이 된 당권파와 안철수계 의원 등이 당을 지키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이들과 손잡고 당을 재건하거나 아예 새로운 당을 만들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안 전 대표가 당원들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가 힘을 실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8일 당원 및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바른미래당 현 상황은 제 책임”이라며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먼저 손을 내밀어 역사의 물줄기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려는 순수한 의도였지만 과정에서 설득이 부족했고 결과는 왜곡됐다”고 사과했다.

실제로 그후 안철수계 의원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앞서 일부 안철수계 의원들은 비당권파 의원들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에서 손학규 대표 체제를 반대한 바 있다.

그랬던 이들이 지난 9일 의원총회에서 손 대표와 함께 차기 정보위원장 선임을 논의해 주목됐다. 손 대표는 의총에서 “(안철수계인) 이동섭 의원께서 원내대표 권한대행을 맡으셔서 이렇게 다 모이고, 저도 모처럼 이 (원내대표) 방에 오랜만에 왔다”며 “바른미래당 승리를 위해 단합된 마음으로 힘차게 나아가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에 이동섭 원내대표 대행도 “오랜만에 손 대표를 비롯해 우리 당을 대표하는 선후배 의원들과 의총을 열게 돼 기쁘다”면서 “오늘로 딱 4년하고도 하루 전인 2016년 1월8일이 ‘국민의당’ 당명을 확정지었던 날로 기억한다. 그 때의 결기와 각오를 되새기며 우리 당이 총선 승리를 위해 앞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반면 안 전 대표의 당원 메시지는 단순히 미안함을 전한 수준일 뿐 당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손 대표가 당의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어,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당으로 와도 운신의 폭이 좁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신년 메시지를 손 대표가 아닌 안철수계 의원인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을 통해 발표한 점도 일종의 ‘선긋기’라는 분석이다.

앞서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당으로 돌아오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기자들에게 다시 “왜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는 얘기를 계속하느냐”며 “내가 대표직을 내려놓는 얘기를 내 입으로 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안 전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바른미래당은 천장부터 지붕까지 다 뜯어내야 한다”며 “그런데 손 대표는 계속 거기 앉아 안 대표가 들어오면 도와준다고만 한다. 뜯어 고치려면 본인이 옆으로 비켜야 하는데 과연 공간이 그렇게 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점에서 안 전 대표가 돌아오면 당장에 어딘가 당적을 두기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여러 가능성을 살필 것이란 예상도 나오지만, 총선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점이 문제다.

다른 한편에선 야권의 보수대통합에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도 진영으로서 참여해 통합의 지평을 넓혀주고 그에 합당한 지분을 확보할 것이란 분석이다.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이언주 의원의 ‘미래를 향한 전진 4.0’ 등이 통합 논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형준 교수가 안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낸 점이 주목된다.

박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제가 지금 시민사회 세력과 통합하려는 건 새보수당 뿐만 아니라 중도에 여러 세력이 있고 안철수 대표도 들어올 것이고, 그래서 확장적 통합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안 전 대표의 합류에 대해 “그것이야말로 통합의 가장 큰 목표가 아닐까 싶다. (안 전 대표를)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안 전 대표가 올초 조선일보와 서면 인터뷰한 것도 귀국 후 야권통합 논의에 참여할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이는 귀국 의사를 밝힌 뒤 그가 한 첫 언론 인터뷰다.

안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낡은 사고로는 미래로 갈 수 없다. 혁신 없는 제1야당(자유한국당)으로는 현 정권의 실정을 막을 수 없다”며 “야권은 통합이 아닌 혁신이 우선이다. 야권의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이 경우 새보수당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안 전 대표가 손 대표처럼 ‘리틀 민주당’, ‘4+1’로 갈 것이라 보지 않지만 확실히해야 한다”며 “여야 모두를 심판하는 중간당으로 갈 것인지 야당의 길을 갈 것인지, 이를 보고 우리 입장이 나올 것 같다”고 분명히했다.

그러면서 “문 정권을 심판하는 야당을 하겠다고 하면, 우리도 그쪽 의원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만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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