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 친구, 文대통령”…남북관계 ‘운전자’ 신뢰 보냈다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11일 1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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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나누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나누고 있다.(청와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내 친구’로 표현하며 여전한 신뢰를 보낸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문 대통령이 2020년 경자년(庚子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의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과 관련한 미국의 반응에 관심이 모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보이면서 일단은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의용 실장은 8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일 안보 고위급 협의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백악관을 방문했다. 정 실장은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회의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한 정 실장과 기타무라 국장을 ‘잠시’ 만났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월8일이 김 위원장의 생일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김 위원장 생일에 대한 덕담을 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이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꼭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My Friend, president Moon”(내 친구 문 대통령)이라고 부르면서 각별한 친분과 신뢰를 보냈다고 한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문 대통령께 각별한 안부 말씀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신년 합동 인사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미 정상 간 대화 의지도 지속되고 있다며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더 운신의 폭을 넓혀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7일 공식 신년사에서도 “북미대화의 교착 속에서 남북관계의 후퇴까지는 염려되는 지금 북미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과 함께 남북협력을 더욱 증진시켜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미대화가 성공하면 남북협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남과 북 모두 북미대화를 앞세웠지만, 북미 대화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관계의 ‘운신의 폭’을 넓히는 데 주력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의 2020년 남북관계 구상에 대한 미국의 반응에 주목된 가운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내 친구’라고 언급하면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꼭 전달해달라고 부탁한 점을 비춰볼 때 문 대통령의 구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도 신뢰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에게 생일축하를 전달해달라는 대화에서 문 대통령을 언급한 것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 대한) 여전한 신임를 보여준 것 아니겠나”라고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문 대통령은 보다 적극적인 남북협력을 제안하면서도 여전히 북미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대화의 동력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우리 정부도 북미대화의 촉진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 생일 메시지는 여전한 북미 간 대화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6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생일 축하’ 친서를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화답하면서 6·30 판문점 남북미 정상의 깜짝 회동이 성사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적절한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했다. 이 메시지에 ‘생일 축하’ 덕담을 넘어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언급이 있었을지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보여주면서 북미 정상 간 대화 재개에 대한 내용이 담긴다면 그동안의 흐름처럼 정상 간 만남이 전격적으로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청와대는 우리 정부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 북측에 전달했는지, 북측의 회신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 있다. 북미 정상 간 움직임이 싹트고 있는 현 상황을 긴밀하고 예민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생일덕담 외에 또 다른 메시지가 있는지에 대해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외교안보와 관련해 협의한 내용은 국제 외교 관례상 언급할 수 없다”라며 북한의 답신이 있었는지 등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이 어디까지, 어떻게 진전됐다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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