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장 “중요하지 않은 임지 한곳도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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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사 후폭풍]
검사장급 이상 인사 신고식서 당부… 좌천 참모에 동요 말라는 메시지
떠나는 중앙지검장 “최선 다했다”… 새 검찰국장 “조직 이기주의 고쳐야”

떠나는 간부들과 구내식당 향하는 윤석열 윤석열 검찰총장(왼쪽)이 10일 이번 인사에서 한직과 지방으로 
좌천된 대검찰청 참모진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대검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검의 강남일 차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왼쪽에서 세 번째), 이원석 기조부장(왼쪽에서 네 번째) 등이 윤 총장 뒤를 따라가고 있다. 뉴시스
떠나는 간부들과 구내식당 향하는 윤석열 윤석열 검찰총장(왼쪽)이 10일 이번 인사에서 한직과 지방으로 좌천된 대검찰청 참모진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대검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검의 강남일 차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왼쪽에서 세 번째), 이원석 기조부장(왼쪽에서 네 번째) 등이 윤 총장 뒤를 따라가고 있다. 뉴시스
“검사가 부임하는 임지는 중요하지 않은 곳이 한 군데도 없습니다. 법치와 원칙을 지킨다는 각오로 대한민국의 공직자로서 국민을 위해 소임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10일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32명의 신규 보임 및 전보 인사 신고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청와대를 향한 수사를 지휘하고, 지방과 한직으로 좌천된 윤 총장의 대검 참모 등에게 윤 총장이 동요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달라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 총장은 검찰 고위 인사를 비판하는 작심 발언을 자제했고 인사말도 3분 이내로 하는 등 말을 아꼈다.

윤 총장은 또 “수십 년 동안 검찰 조직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국민이 늘 검찰을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국민을 바라보면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일선 검사장님께서는 중요 사건은 검사장이 책임진다, 내가 직접 책임진다는 그런 자세로 철저하게 지휘 감독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면서 “특히 진행 중인 중요 사건에 수사, 공판의 연속성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자리엔 노무현 정부 때 민정수석비서관이었던 문재인 대통령 밑에서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을 지낸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참석했다. 검찰 안팎에선 윤 총장이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시간 전인 오후 4시 30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신고식을 통해 “검찰 개혁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고검장 승진과 함께 법무연수원장으로 ‘좌천성 승진’을 당한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은 이임식에서 “작년 7월 이후 6개월은 짧은 기간이었다”며 “국가 사회적으로 주요한 사건과 국민 생활을 위협하는 범죄 수사에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했기에 담담히 떠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배 지검장은 또 “최근 검찰을 둘러싼 형사사법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지만 정의와 공정, 인권 보호의 가치 구현이라는 검찰의 소명이 달라질 수 없고 국민들의 기대와 질책도 여전하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영전하는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은 이임식에서 “조직 이기주의로 국민에게 비쳤던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고쳐 나가는 등 스스로 변화와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윤석열 검찰총장#검찰 인사#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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