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이란사태, 韓경제 영향 제한적…현지 건설사 피해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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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10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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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충돌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이미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중단된 데다 미·이란간의 전면전 가능성도 낮다는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0일 발간한 ‘미·이란 충돌사태의 영향과 대응’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양국간 군사적 갈등은 지난 3일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군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과 친(親)이란 시아파 민병대 하시드알사비(PMF)의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부사령관 등이 사망한 후 이란의 보복공격이 시행되면서 최고조로 치달았다.

하지만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성명을 통해 군사적 충돌보다는 추가 경제제재 실시를 시사하면서 확전 우려는 완화된 상태다.

실제로 배럴당 70달러 가까이 치솟았던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는 9일 기준 65.37달러로 안정세를 되찾았으며 원/달러, 원/엔 환율도 하락세로 전환됐다.

KIEP는 미·이란간 갈등이 단기적으로는 지속되지만 전면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봤다. 이란의 추가 보복 공격 가능성은 있지만 양국이 추가적인 군사적 조치를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간 갈등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국내 석유화학·항공·해운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기적으로 우리나라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KIEP는 분석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항공업은 유류비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 있고, 해운업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보험료 증가 및 물동량 감소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석유화학업계 또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수익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KIEP는 해운업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운임이 크게 상승할 수 있어 실질적인 수익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업계 또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유가 상승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가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유 수입 측면에서도 우리나라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에 다라 지난해 5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 상황이어서 수급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이유로 KIEP는 중동발 리스크로 인한 유가 상승이 초래하는 거시경제 측면의 가격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중기적으로는 유가 상승이 국내 디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란간 갈등으로 인한 중동 진출 기업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라크에 국내 건설사 14개가 진출해있는데 정세 불안이 확대되면 현지 공사와 추가 건설수주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미국의 파병 요구로 아랍에미레이트에 주둔하는 동명 부대 등 우리 군의 군사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IEP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최소 1년에서 최대 5년가량 미국의 대이란 경제재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중동지역 핵심 협력국인 이란과의 경제협력 기반을 보존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란의 원유 추정매장량은 1580억배럴로 전 세계 4위 수준의 자원 부국인데다 미국의 경제제재 전 우리나라의 대이란 수출 비중도 대중동 수출의 20%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KIEP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인해 수출입 및 건설·인프라 등 경제협력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민간 부문 교류를 통해 양국간 협력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제재 대상이 아닌 품목을 중심으로 중소기업간 경제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술협력, 인적교류 등 최소한의 협력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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