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여객기, 이란 격추 진실 공방…쉽지 않은 진상 조사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10일 14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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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더욱 거세졌다. 미국 정부와 언론은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를 향해 쏘아 올린 미사일 중 한 두발이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원래 국제선 여객기 추락사고는 진상 조사의 시작부터 쉽지 않다. 하지만 현재 미국과 이란의 긴장으로 가뜩이나 쉽지 않은 진상 조사가 더욱 힘들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예상했다.

국제법상 추락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추락이 발생한 국가, 탑승한 승객과 승무원의 출신국가, 출발지와 도착지 소재 국가에서 조사단과 기술 전문가들이 총출동한다. 추락기의 핵심 부품을 만든 제조업체들도 조사에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간 군사적 외교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국제법이 제대로 지켜질지 불투명해 이번 진상조사는 더욱 복잡할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통상 조사는 여객기가 떨어진 국가가 주도한다. 이란이 이번 사고조사에 공식적으로 누가 참여할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미국 관계자가 얼마나 관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이란은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를 비롯해 캐나다, 스웨덴, 아프나기스탄 등 관련국과 추락기종을 만든 미국의 보잉 등을 공식 초청해 조사에 참여시킨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조차 이번 조사의 참여를 어느 선까지 허용할지 불확실하다. NTSB와 보잉이 민감한 기술을 이란과 공유해선 안된다는 제재를 지켜야 하는데, 매번 행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업계와 정부 관계자들은 말했다.

게다가 미국 민간인들이 이란 영토에서 벌어지는 조사에서 얼마나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도 트럼프 행정부가 고민해야 한다.

미국 이외에도 다른 국가들 역시 이번 조사에서 이란과 어떤 관계를 설정해야 할지 셈법이 복잡할 것이다. 프랑스는 사고가 난 보잉기의 엔진을 제조했기 때문에 조사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고, 캐나다 역시 63명의 자국민이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어 공식 참여한다. 이외에도 우크라이나, 스웨덴, 아프가니스탄, 독일, 영국에서 희생자가 나왔다.

사고 조사는 수거한 잔해를 약 일주일 동안 분석하고 이 분석은 추락기가 외부 공격으로 격추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첫 단서가 된다. 그런데 이란 정부는 일부 잔해를 벌써 수거해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란 항공안보 관계자들은 지난 8일 일부 잔해를 “수거해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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