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선언’ 해리 왕자 부부 앞날은?…‘로열’ 브랜드로 돈 벌까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10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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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서 '서식스 로열' 상표권 등록해 관심 집중
해리 왕자, 유산만 이미 수백억원 받았지만
평소 대외 활동 관심…왕실 뒷얘기 풀기는 부담

전례 없는 ‘독립 선언’을 한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 부부가 연일 화제다. 스스로 거부한 ‘영국 왕족’의 정체성을 브랜드로 내세워 돈을 버는 모순적인 상황이 연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 부부는 지난해 6월 연필, 양말 등을 포함한 100여개 상품에 ‘서식스 로열’ 상표권을 신청했다. 해리 왕자의 공식 명칭은 서식스 공작으로, 영국에서는 이 부부를 ‘서식스 로열’이라고 통칭한다.

마클 왕자비를 비난하는 기사를 많이 써온 데일리 메일은 이들이 로열 브랜드를 글로벌 제국으로 키우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또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생활에서 수익성 높은 사업을 벌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마클 왕자비를 향한 황색언론(타블로이드) 보도 행태를 지적해온 가디언은 이 부부가 상표권 도용과 관련한 선제 조치에 나섰을 뿐, ‘로열’을 앞세워 큰 사업을 벌이려는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지적재산권법 전문가 샐리 브리톤은 “서식스 공작 부부 입장에선 다른 사람이 자신들의 상표권을 이용할 수 있으며,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할 만하다”며 “상표권 신청은 독점적인 보호 권리를 위해 권장된다”고 설명했다. 브리톤은 이 부부가 글로벌 단위가 아닌 영국에서만 이런 조치를 한 데 주목했다. 대대적으로 브랜드 사업을 벌일 때는 국제적인 상표권 등록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다만 가디언은 이들이 전 세계적으로 상표권 등록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면서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 부부의 ‘로열’ 칭호 사용을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해리 왕자 부부의 재산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마클 왕자비의 TV쇼 출연 수입과 해리 왕자가 사망한 어머니 다이애나비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등을 합하면 이들의 자산은 총 3400만파운드(약 515억 8000만원)라고 데일리메일은 보도했다. 지난 2014년 해리 왕자는 서른살 생일을 맞아 유산 1000만파운드를 상속받았다.

이들은 재정적으로 독립하겠다면서 왕실교부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들의 지출에서 왕실교부금의 비중은 5% 수준이며, 대부분인 95%는 아버지 찰스 왕세자의 콘월 영지에서 나오는 수익이 차지한다. 해리 왕자는 아직 콘월 영지 수익을 포기하겠다고는 선언하지 않았다.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온 이들이지만 왕족 신분을 유지하면서 어떤 대외 활동이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은 BBC라디오에서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 스스로 생계를 위해 노력한다는 건 칭찬할만한 일”이라면서도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이 “그들이 그렇게 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NYT는 이들이 수백만달러의 책 계약을 맺거나 엄청난 강연료를 받을 수 있지만, 그러려면 왕실의 뒷이야기를 풀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우 출신인 마클 왕자비가 연기를 다시 시작하는 건 왕실을 매우 놀라게 할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부는 앞서 8일 “왕실 고위(senior) 구성원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재정적으로 독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타블로이드의 선정적인 보도와 형 윌리엄 왕세손과의 소원한 관계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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