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럭’했던 교황, 이번엔 “깨물지 마세요” 익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볼 키스 요청하는 수녀에 농담

8일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볼키스를 부탁하는 수녀에게 “키스해 줄 테니 가만히 계세요. 깨물면 안 돼요”라고 농담한 후 다가가 뺨에 입을 맞추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화면 캡처
8일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볼키스를 부탁하는 수녀에게 “키스해 줄 테니 가만히 계세요. 깨물면 안 돼요”라고 농담한 후 다가가 뺨에 입을 맞추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화면 캡처

“가만히 계세요. 깨물면 안 돼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볼에 입맞춤을 해달라는 한 수녀의 요구에 재치 있는 농담으로 응수해 좌중이 웃음바다가 됐다. 지난해 12월 31일 교황이 자신의 손을 세게 잡아당긴 한 여성 신도에게 화를 내 논란이 됐던 ‘버럭 교황 사태’를 익살스러운 발언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교황은 8일(현지 시간) 수요 일반 알현을 위해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을 찾았다. 로이터통신 등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신자 수천 명 가운데 맨 앞줄에 서 있던 수녀 한 명이 손을 뻗으며 “바초, 파파!”(키스해 주세요. 교황님)라고 외쳤다. 교황은 곧바로 수녀에게 “오, 나를 깨물려고요?”라고 물었다. 표정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수녀가 아니라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자 교황은 “가만히 계세요. 당신에게 키스할 테니 그대로 있어야 해요. 깨물면 안 돼요”라고 답하며 수녀의 오른쪽 뺨에 입술을 맞추고 얼굴을 쓰다듬어 줬다. 수녀는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유머러스한 교황과 감격에 겨운 수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주변 신도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번 교황의 대응은 지난해 12월 31일 신도에게 역정을 냈다가 구설수에 오른 일을 염두에 둔 행동으로 보인다. 교황은 당시 새해 전야 미사를 위해 성베드로 광장을 찾은 동양인 여성이 자신의 손을 강제로 잡아당기자 여성의 팔을 두 차례 내리치고 화를 내 ‘버럭 교황’이란 별칭을 얻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볼 키스#버럭 교황 사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