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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전북 맨’ 구자룡, “아직 꿈꾸는 시간…초록에 익숙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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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전북 맨’ 구자룡, “아직 꿈꾸는 시간…초록에 익숙해질 것”

남장현 기자 입력 2020-01-10 05:30수정 2020-01-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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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시즌을 앞두고 K리그1 수원에서 ‘챔피언‘ 전북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중앙수비수 구자룡이 최근 전북 완주군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새로운 도전에 대한 단상을 털어놓았다. 완주|남장현 기자

“아직 꿈을 꾸고 있어요. 보다 많은 걸 이루고 싶어요.”

K리그1 수원 삼성에서 ‘챔피언’ 전북 현대로 팀을 옮긴 중앙수비수 구자룡(28)의 솔직한 이야기다. 2020시즌을 준비하는 K리그 겨울이적시장. 많은 선수들이 새 행선지를 택했으나 그 중 두드러지는 이적은 구자룡의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 애칭) 입성이었다.

수원은 전북을 자신들의 라이벌로 여긴다. 전북도 수원을 썩 달가워하지 않기에 두 팀의 선수가 상대 팀으로 향하는 장면은 흔치 않다. 더욱이 구자룡은 수원 유스인 매탄고를 나온 프랜차이즈 선수다. 경찰축구단 복무를 제외하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원에서만 K리그 통산 155경기(2골)를 뛰었다.


그러나 운명은 ‘원 클럽 맨’을 허락하지 않았다. 지난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 신분을 얻은 그를 수원이 적극적으로 잡지 못한 반면, 뒷문 보강이 중요했던 전북은 촉박한 시간 동안 기민하게 움직였다. 그래도 수원에 서운한 감정은 없다. 오히려 “미안하고 고맙다”는 것이 최근 전북 완주군의 클럽하우스에서 마주한 구자룡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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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역시 뜨겁게 환영한다. 공교롭게도 구자룡의 고향은 완주군이고, 프로의 꿈을 키운 곳도 전북 12세 이하(U-12) 유소년 시절이다. 그는 완주중을 거쳐 매탄고로 향했다. 오랜 시간 수원의 고유 컬러인 푸른색에 젖어 있었음에도 전북의 녹색 유니폼이 마냥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 급작스럽게 벌어졌다. 제2의 고향에서 돌고 돌아 내 진짜 고향으로 왔다. 낯섦, 설렘이 혼재한다. 빨리 초록에 익숙해져야 한다.”

물론 고민은 깊었다. 수원 유소년 창단멤버로 팀 기둥이 되는 시점에서 친정을 등지는 건 몹시 어려웠다. 전북이 제시한 연봉보다 구자룡이 ‘잔류’를 위해 수원에 제시한 금액은 훨씬 적었다. 그럼에도 수원은 미온적이었고 재계약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구자룡의 전북행에는 이러한 부분이 상당히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 전북이 손짓했다. 망설임 끝에 큰 결심을 했다. “혼란스러웠다. 늘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준 수원 팬들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다만 내 입장에서는 현실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최대한 좋은 환경에서 축구를 하는 것은 선수로서 당연한 마음이다. 어쩌면 (이적은) 좋은 기회였다. 변화도 필요했다. 같은 곳에 계속 머물며 다소 정체된 느낌도 있었다. 스스로에게 자극을 주고 싶었다.”

전북 구자룡. 완주|남장현 기자

다행히 구자룡에게 대부분 수원 구성원들도 축복을 기원했다. 전북과 계약을 마친 그가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 위해 경기도 화성의 수원 클럽하우스와 수원월드컵경기장 내 구단 사무국을 찾자 많은 이들이 “더 많이 뛰고, 훨씬 큰 선수가 되라”며 격려했다.

어려운 길을 택한 만큼 얻고 싶은 것도 많다. 무엇보다 리그 우승이 간절하다. 수원에서 구자룡은 FA컵을 두 차례(2016·2019) 우승했지만 K리그1 정상에는 서지 못했다. 구자룡이 프로 데뷔한 2011년 이후 수원은 꾸준히 추락한 반면, 전북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회(2016)·K리그 6회(2011·2014·2015·2017·2018·2019) 우승하면서 ‘전북 천하’를 힘차게 열어젖혔다.

개인적인 포부도 있다. 구자룡은 꾸준한 출전과 활약으로 K리그1 베스트11에 뽑혀 연말 시상식에 멋진 턱시도 차림으로 당당히 참석하고 싶다. “30대를 앞뒀지만 아직 성장할 수 있는 시기다. 이루지 못한 것이 정말 많다.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팀 A매치를 뛰겠다는 꿈도 있다”고 했다.

짐을 꾸려 전주로 향하던 길. 구자룡은 익숙한 풍광이 스쳐 지나가는 차창 너머로 많은 생각을 했다. 수비라인을 대폭 전진시키는 전북은 수원과 상당히 다른 축구를 한다. 맨마킹에 능한 자신의 강점을 어떻게 팀에 녹일 지, 또 ‘선 수비-후 역습’ 위주로 나설 상대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깊이 생각했다.

“강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어떠한 임무가 주어져도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전북이 최강 반열에 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팀 내부에서만 알 수 있는 그 힘을 느끼고 채워가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속내다. 구자룡을 포함한 전북 선수단은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동계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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