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충돌에 ‘웃는’ 러시아…중동내 존재감 커진다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9일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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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간의 극한적인 대립으로 전 세계 각국이 우려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재빨리 터키와 손을 잡고 ‘평화’를 강조하며 중동에서의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사령관을 공습한 보복으로 이란이 이라크 미군기지를 공격하면서 양국의 긴장은 극에 달했다.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하지만 바로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중동 긴장 고조를 우려하며 모든 당사자에 자제심과 상식을 발휘할 것을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양국 간 가스관 준공식에서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는 미국과 이란 사이 긴장 고조와 그것이 이라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미국이 솔레이마니 이란 사령관에 공습·살해한 것과 이란이 보복 차원에서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던 사실을 모두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떤 당사자든 번갈아 공격을 가하고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 중동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불안정의 새로운 악순환을 초래하고 결국 모두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내용적으로 이란과 미국을 모두 비판했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반미 감정이 고조된 현재의 중동에서 미국 대신 영향력을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러시아는 중동 내에서 이란 및 시리아 정부와 가깝다. 러시아로서는 이란이 핵합의를 사실상 파기하면서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과 갈등이 커질수록 자신들의 손을 잡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본다.

푸틴 대통령은 바로 전날에도 시리아 다마스커스를 방문해 미국과 이란 갈등와 관련,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와 회담을 여는 등 중동에서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였다. 러시아는 약 9년 전 이란과 함께 시리아 내전에서 알아사드 정부가 반군에 이기도록 지원했다. 당시 이란에서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나섰던 인물이 바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이다.

러시아와 터키는 또 이날 공동 성명에서 리비아 내전 중단을 호소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동부 리비아국민군(LNA)를 지원하는 반면 터키는 서부의 과도정부가 이끄는 GNA군을 지원하고 있다.

리비아에서는 지난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유엔(UN)이 인정하는 GNA와 동부 군벌 칼라파 하프타르 장군이 이끄는 LNA의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LNA가 세력을 확대하면서 GNA는 수세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리비아의 두 군벌에게 오는 12일 오전 0시부터 서로 휴전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트리폴리 코앞까지 진격한 하프타르 장군을 러시아가 설득해 되돌려보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VOA는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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