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해리 왕자 “왕실 고위직서 물러날 것…재정 독립 계획 中”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9일 0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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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8일(현지시간) 영국 왕실의 고위 구성원 역할에서 물러나 독립적인 삶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영국 BBC와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이번 선언은 해리 왕자 부부가 6주간 안식일을 마치고 캐나다에서 아들 아치와 돌아온 직후 발표됐다.

해리 왕자는 지난 2018년 5월 마클 왕자비와 결혼한 뒤 조모인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서섹스 공작, 덤바튼 백작 및 킬킬 남작’이란 칭호를 받았다. 미국 배우 출신인 마클도 해리 왕자와 결혼으로 일반 시민에서 왕족으로 신분으로 바꼈고 ‘서섹스 공작부인’이라는 칭호를 하사받았다.

해리 왕자 부부는 이날 버킹엄궁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수개월간 심사숙고와 내부 논의 끝에 올해 이 제도내에서 진보적인 새로운 역할을 개척하기 위해 변화(transition)를 선택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왕실 고위 구성원에서 물러나 재정적으로 독립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제 영국과 북미 사이에서 시간을 균형있게 보낼 계획”이라며 “지리적 균형은 우리에게 아들을 키울 수 있도록 해주고, 새로운 자선단체 출범을 포함한 다음 단계에 집중할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왕실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도 천명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여왕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이어갈 것”이라며 “여왕과 영연방, 후원자들에 대한 의무를 계속 지킬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여왕과 (부친인) 찰스 왕자, (형인) 윌리엄 왕세손 등 모든 관련 당사자와 계속 협력하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다음 계획을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BBC는 해리 왕자 부부가 지난해 10월20일 ITV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 ‘해리와 메건(Harry&Meghan)’에서 자신들의 투쟁을 공론화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마클 왕자비는 당시 ‘불평하지 않는다’는 영국 왕실 관례를 벗어난 이례적인 인터뷰에서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의 황색 보도 행태에 대해 불만을 털어놨다. 특히 아들 아치가 태어난 이후 타블로이드 신문 기자들이 행한 폭압적인 행태를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해리 왕자는 영국의 유명 타블로이드 신문 ‘더선’ ‘데일리미러’ 등이 마클 왕자비의 휴대전화를 해킹했다면서 “어머니(다이애나 비)를 죽음에 들게 한 게임에 더 이상 당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는 윌리엄 왕세손과의 불화에 대해 질문 받고 “우리 형제는 좋은 날과 나쁜 날을 보내고 있다”며 “우리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했다. 당시 해리 왕자가 불화를 인정했다는 해석과 함께 해리 왕자가 왕실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왔다.

BBC는 해리 왕자가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과 그의 세 자녀에 이어 왕위 계승 서열 6위라면서 이번 발표가 후계 구도에 대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전 버킹엄궁 공보관은 해리 왕자의 선언을 두고 1936년 미국인 이혼녀와 결혼하고자 퇴위한 에드워드 8세에 비유했다. 다만 그는 “현대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없었다”면서 “(왕실 고위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해리 왕자 부부가 어떤 역할을 할지도 예상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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