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격에 미군 사상자 없어…새로운 경제 제재 부과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9일 0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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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화면 촬영.
YTN 화면 촬영.
이란이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에 대한 보복으로 8일(현지 시간)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에 미사일 22발을 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성명을 통해 “이란에 즉각 새로운 경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기자회견에서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기 위해 왔다”며 “미군의 시설에 최소한의 피해가 있었지만 단 1명의 미국인도 사망하거나 다치지 않았다. 미군 장병은 모두 안전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며 “추가 제재를 해제하려면 이란 정권이 행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동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적극 개입할 것을 요청한다”며 국제사회가 이란 제재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강경 발언을 이어가면서도 “강력한 무기가 있다고 해서 꼭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군사력은 최고의 억지력이다. 세계를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 이란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에 대해서는 “그는 악행을 저지른 사람으로서 책임이 있다. 그는 미국인을 공격했고 그로 인해 한 명은 목숨을 잃었다”며 여러 차례에 걸쳐 폭살을 정당화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8일 이란은 이라크 아인알아사드 공군기지에 17발, 아르빌 기지에 5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작전명은 ‘순교자 솔레이마니’였고, 미사일 발사 시간은 닷새 전 솔레이마니가 사망한 시간과 같은 오전 1시 20분이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뺨을 때려줬다. 중동에서 부패한 미군의 주둔을 끝내는 일이 중요하다”며 중동에서 미군 철수를 요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등 미국의 우방에 추가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는 달리 이란 혁명수비대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80명이 넘는 미군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피격 직후 “현장의 피해 상황을 확인 중이다. 이라크 거주 미국 인력과 파트너, 동맹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저녁 참모진과의 회의를 마친 뒤 트위터에 “우리는 전 세계 어느 곳보다도 잘 무장된 가장 강력한 군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5일에는 “이란이 미국인을 공격하면 불균형적인 방식(disproportionate manner)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7일 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과 중동 지역의 우방 정상들과 전화로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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