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日서 지옥 같은 경험…억울함 알리기 위해 탈출”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8일 2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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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희대의 탈주극을 벌인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8일(현지시간) 레바논에서 도주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처음 일본에서 체포된 이후 시간에 대해 “지옥 같은 경험이었다”며 검찰의 강압 수사 탓에 도주를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이날 레바논 베이루트에 마련한 기자회견장에 검은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했다. 그는 마이크를 잡고서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한편, 일본 검찰의 강압수사를 비판하는 데 열을 올렸다.

곤 전 회장은 “내 손을 들어주는 것은 레바논이 유일했다”며 “일본에서는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떨어져 자유를 빼앗겨왔다”고 호소했다.

곤 전 회장은 이어 “1년 전 나에게 죄가 없음을 호소했지만, 수갑을 차고 무기한으로 독방에 갇혀야 했다”며 “새해도 독방에서 보냈다. 하루 8시간 이상 변호사 없이 심문당했다. 인권과 존엄을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로부터 ‘자백해라, 그러면 끝난다’는 말을 듣고 절망했다. 억울함을 증명하기 위해 싸웠다”며 “구금은 유엔이 정한 기준에 어긋났다. 지옥 같은 경험이었다”고 토로했다.

곤 전 회장은 따라서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선택지는 탈출뿐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탈출이 나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선택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일본에서 어떻게 탈출했는지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정의에서 도망친 것이 아니라 불의에서 도망친 것”며 자신의 도주 행위를 정당화했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특별배임 등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긴급체포됐다가 지난해 4월 해외 출국 금지를 조건으로 풀려나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는 지난달 29일 몰래 도쿄 자택을 떠나 오사카 간사이(關西) 국제공항에서 전용기를 통해 출국,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레바논 베이루트에 입국했다. 그가 일본을 정확히 어떻게 떠났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에 싸여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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