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美에 뺨 한 대 갈겼지만 충분치 않다”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8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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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1)가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이 “충분치 않다”며 “이 지역에서 미국인들의 존재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과 이란 매체 등에 따르면 알리 하메네이는 시아파 성지 쿰에서 대중 연설을 통해 “어젯밤, 우리는 미국의 뺨을 한 대 갈겼다(slap in face)”며 이같이 주장했다.

하메네이는 연설 내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을 찬양하며 미국을 비난했다. 솔레이마니의 ‘순교’를 강조해 반미 감정을 더욱 부추기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사실 신정 체제인 이란에선 순교자가 생기면 그에 대한 복수가 ‘국정 과제’가 되는 구조.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크게 통곡하는 하메네이 모습이 국영TV를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하메네이는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에서의 미국의 계획은 이 소중한 순교자(솔레이마니)의 도움과 노력으로 좌절됐다”며 “미국은 레바논으로부터 가장 중요한 독립성과 저항군, 헤즈볼라를 빼앗아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레바논을 무력화시키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단체다.

또 “헤즈볼라는 나날이 강해졌고, 오늘날 레바논의 손과 눈은 모두 헤즈볼라다”며 “우리 순교자(솔레이마니)의 역할은 이 일에서도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하메네이는 “미국인들은 이란의 불량정권이었던 팔라비 왕조나 오늘날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이라크를 좋아한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뭐든 할 수 있는 석유로 가득 찬 곳이기 때문이다. 마치 젖소처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솔레이마니가 팔레스타인을 지원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항하도록 도왔다며 “전쟁터에서 사람들은 가끔 신을 잊어버리지만 그는 조심스러웠다. 무기를 써서는 안 될 곳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찬사를 늘어놓았다.

하메네이는 “거짓되고 기만적인 미국인들”이라며 “적들은 위대한 사령관을 테러리스트로 묘사하려 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폭동과 파괴를 일으켰다”며 “이 지역에서 부패한 미국인의 존재는 종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은 이날 새벽을 틈타 작전명 ‘순교자 솔레이마니’에 따라 이라크 내 아인 알아사드 미 공군기지와 아르빌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 측은 ‘미국 테러리스트’가 80명 사망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측에서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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